◎한국 경찰 「수사의뢰」 받고/범인인도협정 없이 첫 선례/경제사범 등 해외도피에 경종【LA지사=백승환 기자】 미연방 이민국과 LA경찰국은 15일 한국에서 거액의 회사공금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도주,불법체류중인 염병기씨(34·경기 부천시 소사동 성지아파트)를 미 이민법 위반혐의로 체포했다.
미연방 이민국 등에 의하면 지난해 3월26일 미국으로 도주한 염씨는 89년 11월부터 90년 3월까지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성산업(주)(대표 김영대·50)의 해외사업부 계장으로 일해오면서 대출관계 서류를 허위로 작성,회사인감 등을 도용해 시티은행 서울지점으로부터 7백만달러(한화 50억원 상당)를 대출받아 횡령했다.
한미범인인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 수사기관이 한국 경찰 등의 수사협조 의뢰에 따라 미국에서 저지른 일반형법상의 범죄행위가 아닌 불법체류혐의로 한국인을 체포한 것은 처음이다.
치안본부는 지난해 4월30일 인터폴을 통해 미 워싱턴 인터폴 사무국장에게 염씨의 소재 수사요청서를 보냈는데 워싱턴 경찰은 염씨가 LA에 은신중일 것으로 추정,LA경찰국과 미연방 이민국에 다시 소재수사를 이첩,관광비자 체류허가기간이 지난 염씨를 체포했다.
LA 코리아타운의 아파트에서 검거된 염씨는 16일 상오 LA의 미 연방 이민법정에서의 재판을 거쳐 한국으로 추방된다. 미 연방 이민국 등은 염씨의 미국 도피중 은행거래 서류 등을 확보하고 정밀수사한 내용을 한국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일룡 치안본부 3차장은 『미국과 범인인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경찰이 이처럼 성의있게 대처해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등으로 도피한 횡령,배임 등의 경제사범을 추적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성산업(주)의 김영대 사장(50)은 염씨의 미국 도피 후 수차례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교포신문 등에 현상광고를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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