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부품등 대외의존 심해/전자등 선진국에 5∼10년 뒤져 “수출난”/신발산업도 후발개도국 저임에 밀려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수출시장에서 우리 상품은 첨단기술을 무기로 한 선진국 제품에 질적으로 밀리고 후발개도국으로부터는 가격경쟁력이 못 미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정부 및 민간업계는 그 동안 저임금에 의존하는 성장에 안주,기술개발을 게을리함으로써 제조업의 대외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성장활력이 사라져 89년부터 제조업 성장이 수출증가보다는 내수에 의존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전체경제성장도 제조업보다는 건설이나 서비스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업종별로 보아도 전자 자동차 섬유 등 주력수출산업의 기술수준은 조립 생산 등 초급기술은 선진국의 80% 가량에 달하고 있으나 제품설계를 비롯한 핵심고급기술은 아직도 절반수준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임금인상 및 인력난의 심화 등으로 노동생산성도 선진국의 절반수준에 미달하는 등 어느 부문 하나 제대로 내세울 게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력상품의 수출증가율은 89년 이래 대부분 감소추세로 돌아섰으며 국제수지적자폭도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14일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대책을 계기로 국내 주요업종의 국제경쟁력 실태를 알아본다.
▷전자정보◁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컬러TV·VTR 등 수출주종품목이 생산공정의 자동화가 미흡하여 생산성이 낮고 불량률이 높아 89년의 경우 컬러TV의 수출가격차가 10달러 수준이었으나 90년에는 거의 같은 수준에 이르는 등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반도체 컴퓨터 등 핵심부품 및 기술의 대부분을 선진국에 의존하고 10% 이상의 로열티를 지불하여 새로운 제품개발이 어려워지고 있다.
선진국은 제품의 초소형화,시스템화 등 첨단제품 개발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현재 7∼10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
86년 미국시장 진출을 계기로 88년까지는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37%였으나 89년에는 38.2%,90년에는 2.5% 감소를 기록하는 등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차체제작라인의 자동화율이 일본이 90∼95% 수준인 데 반해 한국인 40∼7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자동화가 덜 되어 있고 조립가공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나 설계 및 핵심부품의 개발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5∼10년 뒤떨어져 있다.
▷일반기계◁
핵심기술 및 부품에 대한 대일 의존이 커 대일 무역역조의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다. 90년의 경우 대일 무역적자는 59억3천6백만달러였는데 기계류의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50억9천2백만달러에 달했다.
부품을 수입해다가 완제품으로 조립 제작하는 방식에 주력해옴으로써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설계 및 전자응용기술 수준이 낮다. 조립 및 제작기술은 80∼90% 수준에 달하고 있으나 제품설계기술은 선진국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섬유◁
기술수준은 선진국을 1백으로 할 때 화섬 75,면사 65,제직 65,염색 50 등으로 대체로 선진국의 3분의2 수준이나 소재 및 염색부문이 특히 취약하다. 또 설비자동화율이 일본은 50∼70% 수준인데 한국은 30∼45% 수준으로 미흡하다.
생활수준 향상 및 서비스산업의 이상비대 등으로 인해 기능인력난이 극심,섬유산업의 기능인력부족률은 38.6%로 제조업평균(28.1%)보다 훨씬 높으며 기능직의 평균근속연수도 1.9년(88년)밖에 안 된다.
▷섬유화학◁
국내 석유화학제품은 대부분 선진국의 기술도입에 의해서 생산되기 때문에 품질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원료도입 여건이 불리하여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구성비는 평균적으로 나프타 47.7%,에탄 28.9%,기타 23.4%로 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적으로 나프타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산유국 및 동남아 등 후발개도국의 석유화학부문의 투자확대로 상대적인 경쟁력의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정밀화학제품분야의 진출이 요구되고 있으나 기술력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제품 중 정밀화학제품의 비중은 스위스가 90%로 가장 높고 서독 70%,미국 50%,일본 50%에 비해 한국은 20% 수준이다.
▷신발◁
신발산업은 국내생산의 8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주도산업으로 우리나라 총수출의 7%를 점유하고 있으나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신발수출국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저가품의 수출 급증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생산시설의 대부분이 노후화되어 있어 생산성이 낮으며 제품의 고급화,패션화 추세에 대응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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