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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후 처음 양국 외무 모스크바 대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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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후 처음 양국 외무 모스크바 대좌

입력
199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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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중동재편·군축등 상호조율/아랍­「이」 문제 의견접근/무기 감축선 이견 소지/소 국민투표 결과·민족문제가 변수될듯미소 두 나라 외무장관들이 15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중동 신질서 구축,아랍­이스라엘 분쟁 해결책 및 동서 군축문제에 대한 상호관심사를 조율한다.

제임스·베이커 미 국무장관의 마지막 순방길인 이번 모스크바방문은 우선 걸프전 이후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의 첫 최고위급 회동이라는 점과 미소가 그 동안 미뤄왔던 양국 정상회담 및 재래식 전략과 전략무기감축협상(CFE2·STARTⅡ) 등 현안이 논의된다는 점 등에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베이커 장관은 우선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스라엘 시리아 등 중동 각국을 순방한 결과 및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중동평화안을 소련측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베이커 장관이 중동 각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밝혔듯이 걸프협력기구(GCC) 회원국 및 이집트·시리아가 참여하는 지역안보체제를 구축하고 미 해·공군력이 이를 지원하는 협력기구를 창설할 것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이라크 등 지역위협세력의 재무장을 막기 위해 소련측에 무기금수조치 등에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소련도 지역평화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 장관은 이와 관련,장차 팔레스타인 대표들도 참여하는 아랍­이스라엘간 「중동지역평화회의」에 소련도 참여할 것을 제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은 이미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중동 각국에 이 지역 평화정착을 위한 신안보체제안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해온만큼 미국의 일방적 독주를 저지키 위해서라도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이 포함되는 「범중동평화회의」를 제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소 양국은 이미 중동에서의 평화정착이 자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총론에서는 견해를 같이하고 있는만큼 미묘한 차이를 보일 각론은 외교적 흥정으로써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소 양진영의 화해체제 구축과 관련,재래식 전력 및 전략무기감축협상에 관한 부문에서는 의외로 양국의 이견이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 군부는 동구변혁에 따른 나토와 바르샤바 양대 군사기구의 협상에서 소련이 일방적인 양보를 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걸프전에서 증명됐듯이 미국의 무기체계 및 기술이 소련보다 우위에 있는만큼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대등한 전력을 유지해야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CFE2나 STARTⅡ회담에서 이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는 동등한 숫자상의 감축 등은 소련의 안보상 불리할 수밖에 없으며 미국측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소 양국은 정상회담 개최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등에 무리가 없을 경우 5월말이나 6월초에 회동,세계 신질서의 원칙 등에 합의할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한 가지 변수로 남는 것은 오는 17일 실시되는 소련의 국민투표의 결과 및 발트3국 등 일부 공화국들의 분리독립 문제에 대한 미소간의 견해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즈비그뉴·브레진스키 전 미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은 이 문제에 관해 대만식 해결방식,즉 중국을 중국대륙을 대표하는 유일한 국가로 인정하되 대만은 국가로는 인정치 않지만 연락사무소를 둬 관계를 유지하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소련의 최대관심사인 발트3국의 문제를 그렇게 쉽게 접근하기에는 난점이 많은 것으로 미 행정부는 보고 있다.

미국은 소련을 자극시켜 양국 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으며 소련 역시 유혈사태를 일으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경제지원 등 유대관계를 깨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만큼 서로 타협하는 선에서 발트3국 등의 문제를 이해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쨌든 이번 걸프전과 관련,미소 양국은 상호이해를 같이하면서도 다른 속셈을 드러낸 점으로 미루어볼 때 이율배반적 관계에서 각자 국익에 우선하는 방향으로 양국 관심사에 협력할 것임은 분명하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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