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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노 총리,「무투표구」로 한표행사 못해(3·26표밭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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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노 총리,「무투표구」로 한표행사 못해(3·26표밭현장)

입력
199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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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차 등록못한 후보 차 불법주차 견인 “울상”/아파트 관리동 회의실 선거사무소 사용 빈축○…노태우 대통령과 노재봉 국무총리는 주민등록지가 모두 무투표 당선구로 밝혀져 30년 만에 소생된 이번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시 선관위에 의하면 노 대통령의 주민등록지는 종로구 청운동,노 총리는 서초구 반포4동이나 의원정수 1명씩에 후보등록자가 1명뿐이어서 무투표 당선구로 판명됐다.

○성북 두 여성후보 각축

○…성북구에 출마한 2명의 여성후보가 모두 안암동 선거구에 후보등록을 해 여성유권자표를 양분하리라는 예상.

민자당 당원인 한춘자씨(48)가 지난 11일 후보등록을 마치자 평민당 성북갑 지구당 총무 윤이순씨(30)가 마감일에 같은 선거구에 도전장을 낸 것.

○…중랑을 선거구의 중화2동에 입후보하려던 박 모씨(41·상업)는 1분 차이로 등록을 못했는데 승용차까지 불법주차로 견인되는 손재주가 겹쳐 울상.

박씨는 하오 4시30분께 중랑구청 접수처에 나왔다 주민등록초본을 빠뜨린 것을 발견,황급히 동사무소에 들러 5시1분에 다시 왔으나 접수를 거절당하자 『1분밖에 안 늦었는데 이럴 수 있느냐. 추천을 받느라 갖은 고생을 다했다』며 한숨.

그러나 선관위측은 『하오 5시를 알리는 라디오방송을 듣고 마감했다』고 요지부동.

박씨는 20여 분간 항의·호소를 계속하다 터덜터덜 구청을 나섰는데 구청 앞에 세워두었던 서울1구5155호 프라이드승용차마저 견인돼 가고 없었다는 것.

○…중랑갑구에는 소아마비 장애자인 이 모씨(45·부동산중개인)가 지난 11일 후보등록을 해 눈길.

중랑구 장애자협의회 홍보과장이기도 한 이씨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가 짧은데 『장애자복지문제는 장애자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출마를 했다』고 밝혔다.

국민학교 3학년 중퇴 학력의 이씨는 선거운동원을 5명밖에 두지 못했는데 그 중 2명도 장애인이라는 것.

○타임지 기자 취재열중

○…마감을 40분 앞둔 하오 4시20분께 서울 용산구 선관위에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홍콩 주재 기자 데이비드·잭슨씨(40)가 나타나 취재에 열중해 냉담한 주민들과 대조.

한국의 지자제선거를 취재하기 위해 12일 홍콩에서 왔다는 잭슨씨는 『요즘 한국에서 물의를 빚은 수서사건은 곧 수습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한국역사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으로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한마디.

○…양천구 신정6동에 입후보한 정 모 후보(57·운수업)는 자신이 거주하는 목동단지아파트의 관리동 회의실을 선거사무소로 사용해 주민들이 반발.

민자당원으로 동자문위원인 정 후보는 『8단지 동대표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는데 지난 12일부터 임시전화 3대를 가설하고 선거사무소로 사용.

주민들은 『공공장소를 특정후보가 사용해도 되느냐』며 『동 관계일을 알아보러 들렀다가 회의실이 선거사무소로 변해 깜짝 놀랐다』며 항의. 그러나 8단지 동대표 회장 고상기씨(60)는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동대표들이 같은 단지 거주자인 후보에게 전체결의를 거쳐 회의실을 빌려준 것도 잘못이냐』고 되레 반문.

○…18명의 의원을 뽑는 중랑구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늘 아침까지 모두 29명이 등록했는데 전문직 인사들은 전혀 없고 절반 이상이 구청업무에 첨예한 이해를 가진 건축업 등 자영업자』라며 『구 의회가 구정감시를 통한 구민의 이익대변기구가 되기보다는 자기 사업의 이권확장을 위한 또 다른 압력단체로 변질될까 우려된다』고 걱정스런 표정.

○3시간만에 돌연 사퇴

○…후보등록 마감일인 하오 4시께 서대문구 충정동에서 구의회 의원후보로 출마했던 구 모씨(56·상업)가 후보등록 3시간여 만에 돌연 사퇴.

『일신상의 이유로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힌 구씨는 「출마를 포기할 경우 기탁금은 국고에 귀속시킨다」는 규정에 따라 3시간여 만에 기탁금 2백만원을 날린 셈.

선관위의 등록창구 주변에서는 『수 년 전부터 민자당 당원으로 지방의회선거를 준비해왔던 구씨가 특별한 이유없이 후보등록을 사퇴한 것은 선거구별로 출마자를 조정하려는 정당의 외압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추측.

○…도봉갑 선관위 직원들은 이미 등록된 구의원 후보자 명단 위에 연필로 여야 등으로 표시하는 등 후보성분파악에 관심을 집중.

직원들은 12일자 후보자 등록명부 오른쪽 비고란에 각 후보자별로 여당계는 여,야당계는 야,무소속은 중으로 표시해 구분했는데 이에 대해 선관위측은 『파견나온 구청직원들이 심심풀이로 나름대로 판단해 표시해놓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며 표시를 지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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