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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분규에 민주화 진통 이중몸살/유혈사태 유고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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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분규에 민주화 진통 이중몸살/유혈사태 유고 어디로 가나

입력
1991.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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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언어·민족으로 구성… 대립·반목 계속/개혁요구까지 겹쳐 “연방 붕괴” 파국 위기유고슬라비아가 2차대전 이후 최대의 반정데모로 정정이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빠져 있다. 유고 군부는 12일 강경진압으로 데모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유고연방이 안고 있는 민족분규와 민주화개혁 요구가 얽혀 있어 사태수습은 간단히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악의 유혈사태를 가져왔던 지난 9일에 이어 11일에도 세르비아공의 언론통제 철폐를 요구하는 대학생시위가 일부 보안군 병력이 철수한 뒤 발생했다.

또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세르비아공 야당 의원들의 단식농성이 계속되고 있어 유고연방이 향후 18개월 이내에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미 CIA의 정보분석 결과처럼 전면적 파국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민족분규로 특정지워지던 종전양상과 달리,구공산당 세력의 기반이 가장 튼튼한 세르비아공내에서 일어난 세르비아인들간의 유혈충돌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복잡성과 긴박성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유고는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줄곧 민족분규에 시달려왔다. 즉 6개의 공화국과 2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진 유고연방은 세르비아공과 몬테니그로공으로 대표되는 보수지향의 남동부 세와 슬로베니아공,크로아티아공 등의 4개 공화국으로 이루어진 개혁지향의 북서부 세간의 이질성으로 인해 국가통합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유고슬라비즘이라는 공통분모를 기치로 유고연방을 건설한 티토가 사망하자 유고는 3개의 종교,4개의 언어 및 5개 민족이 갈등구조를 보이는 「자중지난」의 국가로 전락했다.

비교적 부유한 슬로베니아공 등 북서부 4개 공화국에 우파 민족주의정권이 들어선 반면 유고 최대의 세르비아공과 몬테니그로공은 아직 강경좌파정권이 득세하고 있어 공화국간 대립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즉 90년 4월 유고연방 중 가장 먼저 자유총선을 실시한 슬로베니아공은 불과 8개월 뒤인 작년 12월 독립을 선언했다.

또한 크로아티아공은 공화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60만명에 달하는 세르비아인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고연방에서의 분리독립 규정을 지난해 12월 신헌법에 규정했다.

북서부의 4개 공화국이 여유있는 재정을 바탕으로 독립을 지향하는 것과 달리 범세르비아주의를 주장하며 국가통일을 내세우는 세르비아공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45년 만의 총선에서 구공산당 계열의 사회당이 득세했다.

슬로보단·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북서부 4개 공화국이 주장하는 국가연합체에 제동을 거는 한편 80년부터 윤번제로 맡고 있는 연방대통령에 친세르비아계의 심복을 앉혔다.

이번 사태로 밀로세비치는 세르비아공내 야당과 대학생들로부터 스탈린과 사담·후세인으로 비유되며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결국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지난 9일의 세르비아공내 반정부시위는 밀로세비치를 중심으로 한 현 세르비아공 집권층에 대한 불만표시인 동시에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세르비아공 주민들의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이에 대해 세르비아공 최대의 야당세력인 세르비아 부활운동의 한 간부는 『경찰이 평화적으로 시위하던 군중을 그렇게 잔인하게 진압한만큼 세르비아공 정부와 의회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고의 향후 정국은 세르비아공내에서 일어난 이번 반정부시위를 계기로 민주화개혁과 연방분리를 둘러싼 민족분규 양상이 중첩되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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