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그간 신천동 오피스텔 생활/가락동 지하인쇄소 1억대 시설안기부는 12일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의 중앙위원 박노해씨(33·본명 박기평)를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구성·가입 등)혐의로 구속,서울 중구경찰서에 입감절차를 밟은 뒤 안기부에서 계속 조사중이다.
안기부는 또 정주용씨(25·사노맹 편집국 인쇄책임자)와 최성철(25·〃 〃 인쇄부원) 양봉만(21·〃 〃) 이중섭(25·여·가톨릭의대 3년 자퇴·〃) 이영자씨(27·여·사노맹 편집국 인쇄보조원) 등 5명도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가입 회합 등)혐의로 구속했다.
안기부는 이날까지 사노맹관련자 12명을 검거,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안기부는 박씨가 그 동안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신오피스텔 9층의 사무실을 얻어 은신해왔으며 도봉구 쌍문동의 지하인쇄소에서 각종 유인물 등을 제작해오다 지난 1월 수사망이 좁혀지자 송파구 가락동의 신축건물로 옮긴 뒤 지난 10일 이삿짐을 점검하러 들렀다가 잠복중인 수사관에게 발견돼 추적 끝에 검거됐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사노맹이 지하인쇄소에 컬러인쇄를 할 수 있는 마스타인쇄기와 전자사식기 등 1억원 상당의 최첨단장비로 각종 유인물을 배포해왔으며 지난 9일 평민당의 보라매공원 집회 때도 「기초의원선거 거부하고 비리정권 타도하자」는 제목의 유인물 1만여 장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오 6시 서울8느1138호 검은색 캐피탈승용차로 안기부 수사관들과 함께 중부경찰서에 도착한 박씨는 1m62㎝ 정도의 단신에 밤색코트,자주색 스카프를 맨 차림이었다.
박씨는 양손에 수갑을 찬 채 면도를 하지 못해 초췌한 모습이었으나 여유있는 표정으로 『민주화와 자유언론을 위해 힘쓰는 취재진에게 전할 짤막한 메시지가 있으니 시간 좀 달라』며 약 2분에 걸쳐 심경을 밝혔다.
박씨는 『나의 불철저성으로 말미암아 1천만 노동자·민중형제의 뜨거운 기대를 저버리고 구속돼 참담하고 비통하다』며 『그러나 박노해 1명이 구속된다고 노동해방투쟁과 민중해방운동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며 사노맹조직은 더욱 굳건히 노동해방을 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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