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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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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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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중에도 참된 정치가와 가짜가 있다. 진짜와 가짜의 식별은 이렇다. 그가 참된 애국자인가,아니면 단순한 이기주의자인가,이 한 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브라우닝). 애국이냐 이기냐,말로는 간단한데 이것을 얼른 식별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들의 공통된 특징을 꼽자면 권세와 돈과 명예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붙잡으려 덤빈다는 것이다. 이 말이 지나치다면 좀 축소해도 괜찮을 것 같다. 돈이 있으면 권세나 명예를,명예가 있으면 돈이나 권세를,그리고 권세를 잡으면 돈과 명예까지 은근히 바라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털어놓고 말한다면 이기심의 발로이다. ◆지방의회선거가 시작되자 새삼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치열이다. 지금의 정치는 욕바가지를 차고 다니며 조소의 대상거리나 다름없이 되었다. 그런데도 지방의회 의원 지망자는 줄을 잇는다. 지방의회 의원은 국회의원과 달라 명예직이라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마을살림을 의논하는 역할을 맡는 정도인데 너도 나도 돈보따리를 싸들고 서로 나선다. 권세 때문인가,돈 때문인가,명예 때문인가. ◆물론 모든 출마자나 예상자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유권자로선 옥석을 가려내기가 난감하기만 하다. 이러이러한 후보는 뽑아주지 말라는 소리가 요란하다. 공명선거실천 시민운동협의회 같은 기구는 선거비용을 공개하는 후보를 지지하자는 등 세세한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아무리 그럴싸한 기준을 정해도 겉과 속이 다르면 속수무책이다. 후보자들이 먼저 자기 판단을 해주면 좋겠다. 내가 나설 자격이 있는가,출마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가,맡겨진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 그래서 자신이 없으면 물러서는 게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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