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텔레비전이 소위 「임나일본부설」을 부인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고 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NHK방송은 4일 밤 1시간에 걸친 역사 프로그램에서 일본이 4세기 후반 임나에 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설은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성과로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인정했다.최근 한국의 금관가야 유적인 김해 대성동에서 나온 유물들은 일본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것이면서 연대가 훨씬 앞서고,한반도 남부에 이미 강력한 군사력을 지닌 국가조직이 존재했음을 보여줬다고 일본 학자들은 시인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출토된 쇠붙이 유물들이 한반도에서 온 것임이 성분 분석결과 밝혀졌다고 시인했다. 토론자로 나온 서곡정 교수 등은 일본의 황국사관 학자들이 멋대로 해석해온 광개토왕능비의 유명한 신묘년조 기사도 일본 쪽 해석이 반드시 옳다고는 볼 수 없음을 시인했다.
사실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애초에 임나일본부설은 우스꽝스런 「정신착란증」과도 같은 것이었다. 최근 대성동 고분 발굴에서 나온 유물로 비로소 임나일본부설이 날조임을 알게 됐다고 떠드는 것부터가 쑥스런 얘기다.
일본이 4세기 후반 한반도 남쪽을 지배했다는 억지는 미처 본격적인 철기문화가 들어오기도 전에 왜가 돌도끼를 들고와서 강철로 만든 칼을 휘두르는 한국인을 정복했다는 헛소리같은 픽션이었다. 전후 일본의 새로운 세대 학자들은 이런 억지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인정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 일본 최대의 방송인 공영 NHK 텔레비전이 이런 억지가 있을 수 없다고 시인했다는 것은 일본의 학계 일각에서 더 이상 역사적 사실을 덮어 둔채 시대착오적인 황국사관을 고집할 수 없음을 처음으로 인정했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로써 세계에 유례없는 일본의 「역사날조」가 시정된 것은 아니다.
일본은 먼저 일본의 각급 학교 교과서에서 터무니없는 고대 일본의 한반도지배설을 삭제해야 될 것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교육기관에서 가르치는 나라는 세계에 오직 일본이 있을 뿐이다. 일본은 다음 세대에 거짓말을 가르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역사교육에 관한 한 일본 교육부 관료들이 완강한 보수주의자들임을 우리는 과거 몇 차례의 「교과서파동」에서 보아왔다. 과거 일본 군국주의가 저지른 과오를 과오로 인정하지 않고,그것을 정당화하는 「날조된 역사」를 가르치면서 우호선린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양심적인 일본 학자들이 학자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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