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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바람몰이… 마치 “유세전”/정당들이 먼저 나선 「기초의회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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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바람몰이… 마치 “유세전”/정당들이 먼저 나선 「기초의회선거」

입력
1991.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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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공세로 장 활용” 시위도/민주/「비장의 폭로카드」 추측 돌아/평민/「바람차단」 김빼기·역공 병행/민자○…정치권이 선거공고가 되기도 전부터 선거체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야권은 언제 3월선거를 반대하기라도 했느냐는 듯이 발빠르게 선거참여를 결정했고 여권은 공명선거 기치 아래 애써 초연한 입장을 취하려 하고 있지만 움직임이 부산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은 6일 맨먼저 장외 공세에 나서 서울 동숭동의 흥사단 강당에서 규탄대회를 가졌고 평민당도 9일의 보라매대회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수서규탄대회를 갖는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선거는 8일의 선거공고를 전후해 장외 공방으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민주당◁

○…민주당은 6일 하오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1천여 명의 당원·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서비리 진상보고 및 규탄대회」를 갖고 지자제선거를 의식한 장외 포문을 맨먼저 열기 시작.

이날 대회는 민주당이 「3월선거를 수서규탄 범국민운동과 동일선상에서 치른다」는 당론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사실상의 첫 지자제선거운동인 셈.

민주당은 아직 선거공고가 되지 않았지만 이날 대회를 선거열기 조성에 최대한 활용하려는 듯,강도 높은 대여 비난을 실어 노골적인 지지를 호소.

이기택 총재는 대회사에서 『6공정부가 선거를 강행키로 한 상황에서 우리 당이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고 전제한 뒤 『자신들의 비리은폐를 위해 치르는 기초의회선거를 오히려 그들의 비리가 폭로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

이 총재는 『수서사건은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김대중 평민당 총재 등이 자신들의 정치적 권좌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저지른 비리』라며 『청와대를 비롯한 슈퍼스타급 인물들이 무주택자의 소박한 꿈을 앗아간 파렴치한 사건』이라고 무차별 공격.

이 총재는 『거대한 뇌물집단,범죄조직에 빌붙어 살아왔던 인사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도태돼야 한다』면서 『어떠한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은 진짜 야당 민주당을 성원해 달라』고 선거유세를 방불케하듯이 지지를 호소.

○…이어 나선 이부영 부총재는 『수서사건은 장기집권음모를 위한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부정에 항의하는 민주세력이 뭉쳐 이번 선거를 심판의 장으로 삼자』고 역설.

진상조사단장인 김광일 의원은 『밤송이는 때가 되면 저절로 터지는 법』이라며 『그들이 진상을 밝히든 안 밝히든 진실은 불거져 나오게 돼 있다』고 자신만만. 김 의원은 또 『며칠 후 「수서관련 우리 당 백서」가 발간되면 이는 곧바로 이번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가에 대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기염.

「수서비리에 온국민이 분노한다」는 어깨띠를 두른 당원들은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건물 밖 대학로에서 지나가는 시민·학생들에게 당보와 유인물을 나눠주고 동참을 유도하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

▷평민당◁

○…평민당은 6일의 총재단회의에서 선거참여를 공식결정해 참여여부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의 소지를 미리 털어버린 뒤 본격적인 선거채비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선거참여방침을 간단히 확인한 뒤 9일의 보라매대회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수서규탄대회를 갖기로 하는 등 일단 수서에 대한 장외 공세를 통해 초반 기선을 제압키로 결론.

당차원에서 선거참여결정이 나자 많은 의원들은 지역구로 내려가 본격적인 후보 인선작업에 착수했는데 평민당은 이미 지난달 초순 광역과 기초에 대한 공천 신청접수를 완료한 상태.

그러나 기초의회선거만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자 정당공천제가 허용되지 않는 현실 등의 이유 때문에 구체적인 선을 서둘러야만 하게 됐다.

이와 관련,한 당직자는 『공천신청자의 면면을 보면 꼭 신청자 중에서 인물을 고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은 뒤 『마지막 인선에 앞서 의원들이 현지에 가서 교통정리와 영입작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평민당이 인선과 함께 가장 우선적인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수서문제를 선거쟁점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

6일에도 당보 호외를 홍보전단형식으로 제작해 뿌리고 가두방송을 실시하는 등 보라매대회의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민당 주변에서는 평민당이 수서의혹에 대해 지니고 있는 비장의 폭로전이 보라매대회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어 주목된다.

평민당이 기초의회선거에는 정당공천제가 배제돼 있고 보라매대회 등의 장외 투쟁이 탈법선거운동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사실.

평민당은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당 중진을 책임자로 임명한 데 이어 지역구 의원들에게 현지에 상주하며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모든 책임을 맡도록 하는 등 벌써부터 당조직을 선거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민자당◁

○…민자당은 기초의회선거가 정당공천이 배제된 주민자치라는 취지를 살린다는 방침 아래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풍토 조성의 공명선거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6월 광역의회선거의 예비전으로 공명선거의 틀을 마련하고 선거정국을 통해 당내 계파간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중앙당차원의 선거대책기구를 구성하지 않고 김영삼 대표 등 당지도부가 전국의 「선거현장」에 나서는 순회지원도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선거구별로 소속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 주도 아래 측면지원만 구상하고 있다.

민자당은 6일 상오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같은 방침을 결정했는데 7일 전국시도지부위원장 사무처장 연석회의에서 당차원의 구체적인 대책과 전략을 시달할 예정이다.

김윤환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야권의 장외 집회와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전국순회계획에 대해 『야권의 바람몰이전략에 우리 당이 맞불작전으로 나가면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높다』면서 『우리 당은 일체 대응을 하지 않고 공명선거캠페인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며 김빼기작전의 「방어전략」을 구사할 것임을 시사.

그러나 민자당은 야권이 당원단합대회 등을 통해 분리선거 부당성,수서사건 규탄 등으로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경우 지구당 단합대회 및 당원교육을 활용,▲분리선거의 불가피성 ▲수서사건의 전말 ▲야권 폭로이슈의 허구성을 역공하는 바람차단 작전도 시도할 방침이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친여 후보를 대상으로 ▲득표요령 등 조직관리지원 ▲홍보기법 ▲후보조정을 맡기로 하는 등 지원체제를 수립하고 있다.

민자당은 기초의회선거에서 친여 인사가 70% 가량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조명구·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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