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심등 힘써 난국해결 주체돼야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에서 임금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가장 높고,근무시간은 제일 짧은 경우 그 나라의 국제 경쟁력이 상실된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석유나 전기 등의 에너지비용이 타국에 비하여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경우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을 잃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환경보호의 차원에서 엄격한 공해규제가 있는 경우 기업은 공해방지를 위하여 추가로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여야 된다.
설상가상으로 개인소득과 기업수익에 대한 높은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경우 기업은 사업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개인은 근로의욕을 잃게 됨으로써 경제에 침체가 초래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여건 속에서도 오히려 경제가 고속성장을 하고 기업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라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늘의 독일이다. 작년 한해동안 독일은 3.9%의 경제성장률을 이룩해 선진국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으며 국민총생산의 32%를 해외에 수출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독일경제가 그 동안 경이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다음의 세 가지로 집약될 것이다.
첫째,독일의 산업구조가 중소기업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짜여져 있고 이를 바탕으로 특히 중견기업들이 경제여건변화에 유연성있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정부의 연구기금을 중심으로 산학간의 연구협력체제가 확고히 수립되어 있어 연구개발 활동시에 기업과 대학이나 연구소간에 원활한 협조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1백인 이하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가 6.1%에 달하고 1만명 이상의 대기업에서도 4.8%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여 실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임금은 높고 근로시간은 짧지만 우수한 근로자들이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의욕을 가지고 생산활동에 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난 3년간 우리 경제의 변화동향을 돌이켜보면 극히 어두운 측면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 3년간 임금은 거의 2배 상승하였음에도 노사관계는 더욱 경색되고 근로자들의 일에 대한 헌신이 결여되어 제조업분야의 위축이 심각하게 걱정되고 있다. 또 물가상승도 두 자리 숫자에 육박하여 인플레 심리를 자극하는가 하면,소비분야에서는 가계소득의 증대와 더불어 과소비 풍조가 만연되어 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사회간접자본의 극심한 부족현상이 경제발전의 최대 장애물로 부상하고 있고,무역흑자국이 되었다고 감격해 한지 불과 4년 만에 작년에는 수출부진과 더불어 다시 무역적자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즉 지난 3년간 경제적으로 잃어버린 것 여섯개를 든다면 물가상승,수출부진과 무역적자,제조업부문의 퇴조현상,사회간접자본의 부족,노사관계의 어려움,과소비의 문제 등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이런 경제상황하에서 정치권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밝은 앞날을 제시해줄 수 있는가 하면,현실은 오히려 수서사건이니 지방자치선거니 하는 문제 등으로 경제에 어려움 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경제의 계속적 발전을 위한 유일한 희망은 당분간 정치권이나 경직화된 관의 행정보다는 기업에 있다고 하겠다. 즉 지난 몇년 동안에 잃어버린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에는 독일의 경우와 같이 기업에서 관리자와 근로자가 합심하여 생산활동을 다시 헌신적이고 의욕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최우선 조건이 되겠다.
이때 우수한 근로자들을 양성하고 이들의 헌신적 노력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이룩하는 것은 전적으로 관리자들의 책임이라 하겠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나태해졌다고 탓하기에 앞서 기업의 관리자들이 관리능력을 발휘하여 다시 우리 근로자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또한 기업은 임금이 오르고 휴일이 늘어나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독일의 기업과 같이 과감한 연구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기술혁신을 이룩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진력하여야 할 것이며,아울러 이제까지 우리 경제의 발전이 대기업 위주였다면 이제부터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앞장세워야하겠다.
이제는 걸프전쟁의 종식과 더불어 유가도 안정되고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의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전쟁피해의 복구를 위한 중동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민 모두가 기업의 경영자와 근로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아울러 중견기업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밀어주어 보자. 총 공급을 확대하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도,수출을 늘려 무역적자국 신세를 면하는 것도,그리고 제조업의 악화된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것도 결국은 기업 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오늘의 정치·경제·사회적 어려움을 풀어나가기 위한 해결의 실마리를 기업이 앞장섬으로써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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