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주동… 수니파 타도 기치/후세인 붕괴 땐 「레바논화」 우려반후세인 시위가 폭동사태로 확산되고 있는 이라크는 이슬람교의 종파간 갈등으로 번져 「제2의 레바논」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라크의 제2도시 바스라에서 격화되기 시작한 반후세인 소요사태는 아마라·나리시아·쿠트·알리 알그라비 등 전국 여러 도시로 확산,내전의 양상마저 띠고 있는데 이 폭동을 주동하고 있는 세력은 과격회교도인 시아파로 알려졌으며 현 집권층을 구성하고 있는 수니파의 타도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 심각한 종교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인구 1천8백만원의 이라크는 종교적으로 시아파가 인구의 55%를 차지하고 있으나 권력의 핵심은 45%의 수니파가 장악하고 있어 평소 정치적으로 수니파에 억눌려온 시아파들의 불만이 내연되어 왔다.
특히 이슬람 정통주의적 성향이 강한 수니파의 후세인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79년 이후 시아파에 대한 탄압은 강화되어 왔다.
이라크내 시아파들은 같은 종파가 대부분인 이란에서 팔레비 왕정이 붕괴되고 호메이니옹이 등장하자 크게 고무된 바 있으며 후세인은 국내정치의 안정과 이슬람 혁명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 80년 이란과 8년 전쟁을 벌였다.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분쟁은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의 후계자 선정을 둘러싸고 발생한 만큼 역사적으로 그 갈등의 뿌리는 깊다.
마호메트가 7세기 중엽 외동딸 만을 남긴 채 숨지자 그의 후계자인 제1대 칼리프(왕)의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인 끝에 아부·바크르란 인물이 추대됐다.
그러자 마호메트의 사위인 알리의 추종세력들은 이에 반발,반란을 일으킨 끝에 제4대 칼리프로 알리를 내세웠으나 반대파들의 손에 암살 당했다.
알리의 아들인 후세인이 마호메트 혈통의 정통성을 내세워 다시 한 번 왕위를 노렸으나 전사하고 말았다.
알리의 추종자들은 후세인을 「순교자」로 규정했고 그들의 반대파들이 세운 우마이야조(661∼750)의 정통성을 부인해왔다. 이들이 바로 이슬람교의 최초 분파인 시아파였으며 이후 칼리프의 정통성을 따르는 수니파와 투쟁을 계속하면서 현재의 이란을 중심으로 이라크남부 시리아 레바논 등지에서 세력을 구축해왔다.
현 이라크의 소요사태는 알리와 후세인의 무덤이 있는 시아파의 성도 나자프와 카르발라까지 번지고 있으며 이를 배후조종하는 인물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회의(SAIRI) 의장인 모하메드·바크르·알하킴(52)이다.
알하킴은 레바논 시리아 등에 있는 반후세인 시아파 세력 및 영국에 망명중인 이슬람근본주의자들과 연합전선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서방외교관들과 이라크전문가들은 최소한 남부지역이 시아파의 손에 들어갈 경우 그 여파는 바그다드까지 미치게 될 것이며,여기에 국내외의 반체제운동의 열기까지 겹쳐 대규모 민중봉기나 쿠데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후세인 대통령과 집권 바트당이 타도될 경우 이라크는 힘의 공백상태가 생겨 각 종파들간의 첨예한 갈등과 반목이 증폭되고 소수민족인 쿠르드족과 페르시아인·시리아인들까지 분쟁에 휘말려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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