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교섭 끝 덩치 커진 삼성생명 맡겨/같은 TK출신 신현확씨와 “그룹 양날개”삼성그룹은 4일 5공 때 부총리와 재무장관을 지낸 김만제씨(57·사진)를 삼성생명 회장으로 영입했다.
삼성은 지난 89년부터 대규모사업이나 그룹의 역점사업에 부문별 회장제를 도입,책임경영제를 강조해오고 있는 데 이번 김씨의 영입도 이 같은 경영방침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씨는 TK출신 전직 고위관료라는 점에서 TK원로이며 부총리와 국무총리를 지낸 신현확 삼성물산 회장과 공통점이 많아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김 두 TK출신 전직각료 회장이 앞으로 삼성의 쌍두 간판스타로서 이건희 회장체제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 회장이 고 이병철 회장에 의해 영입돼 말년의 이 회장을 보좌하고 이건희 2세 회장 출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김 회장은 이 회장체제 구축 및 향후 경영전반에 관한 자문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
김 회장은 관직에서 물러난 후 지난 89년 고려종합경제연구소장에 취임한 시점을 전후해 이 회장으로부터 끈질긴 영입교섭을 받아 왔으나 고사해 오다가 지난달 이수빈 삼성생명 부회장이 갑자기 그룹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삼성측이 다시 교섭,이번에 삼성생명 회장직을 수락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측으로서는 그룹내 금융분야가 약해 딱히 내세울 만한 「금융거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룹내 돈줄이자 덩치가 커진 삼성생명 회장자리는 아무래도 비중이 큰 외부인사를 영입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이 비서실장이 삼성생명을 떠남으로써 황학수 대표이사가 업무를 관장해 왔으나 그룹내 삼성생명의 위상을 감안,지명도가 높은 중량급 인사의 영입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룹내에서는 김 회장이 삼성회장을 맡게 되더라도 실무적인 것은 거의 황 대표이사에 맡기고 김 회장은 그룹경영 전반의 자문역할과 대외관계를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김 회장은 신 회장이 맡았던 역할을 분담하면서 이 회장체제의 새로운 「고문」으로 자리잡아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이번에 김 회장이 삼성생명을 맡게 됨으로써 신 회장,강진구 삼성전자 회장,조우동·최관식 삼성중공업 회장,박기석 삼성종합건설 회장 등 모두 6명의 부문별 회장을 두게 됐다.<방준식 기자>방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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