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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신군부」 민심수습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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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신군부」 민심수습 착수

입력
1991.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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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에 권력이양 선언한 국가평화유지위/“과정 구성… 6개월 이내에 총선”등 내걸어/개엄령 해제·군관 갈등 과제지난달 23일 차티차이·춘하반 총리정부를 무너뜨리고 무혈쿠데타에 성공한 태국의 신군부세력은 2일 전직 외교관 출신인 아난드·파냐라춘씨(59)를 과도정부의 총리에 임명하고 6개월내 총선실시를 약속,본격적인 민심수습에 나섰다.

태국 의회를 해산시킨 채 계엄령을 선포해 놓고 있는 태국 「국가평화유지위원회」는 쿠데타 발발 이틀 만에 발표된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우리는 권력을 장악할 의도가 없다』고 전제,『앞으로 빠른 시일안에 민간주도의 과도정부에 권력을 넘길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국가평화유지위」는 또 차티차이 전 총리 정부의 각료 및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조사할 특별위원회를 구성,부정부패 혐의를 받은 관리들을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국가평화유지위」를 이끌고 있는 순토른·콩솜퐁 태국군 최고사령관은 ▲6개월 이내 총선실시 ▲새 헌법제정을 위한 헌법기초위원회구성 ▲춘하반 전 총리석방 ▲군 직제개편 ▲관료주의 확립 등 5가지의 향후 정치일정과 목표를 공개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반군부세력의 저항 움직임이 없지 않지만 현재까지의 태국정세를 살펴볼 때 이번 쿠데타는 일단 성공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향후 태국의 정치 안정 여부는 계엄령 해제 시기,군부와 관료집단의 갈등해소 및 민선정부의 자율성 확보 정도여하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태국은 이번 쿠데타를 포함,총 17차례나 되는 군부 쿠데타의 빈발로 그 동안 만성적인 정치불안을 겪어왔다.

여기에 일부 관료집단의 부정부패 현상이 가중됨으로써 태국국민들은 강력한 통치력을 비탕으로 한 군부권위주의 정치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큰 반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듯하다.

「국가평화유지위」의 한 대변인은 『계엄령은 상황이 정상으로 회복된 이후에 해제될 예정이며 이는 과도정부가 구성된 이후가 될 것』이라며 계엄해제 시기를 예고했는데 이는 정치·사회적인 안정이 계엄령 해제와 군의 원대복귀에 전제 조건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에 의해 과도정부의 총리로 임명된 파냐라춘씨는 주미·주유엔대사를 역임한 전형적인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대외의 비난을 희석하기 위한 무마용이라는 점에서 국내 정치에도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이다.

콩솜퐁 사령관은 최근 군보안 사령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춘하반 총리를 곧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춘하반은 석방 직후 강제출국 당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들은 집권 「국가평화유지위」가 춘하반에게 『해외로 나갈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전했다』며 『대부분의 군장교들은 춘하반을 출국 시키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콩솜퐁 등 군부 실력자들이 춘하반 총리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폭발한 군부와 정부간의 해묵은 반목도 계엄령 해제와 과도정부 구성 이후까지 계속될 조짐이다.

본격적인 경제개발과 함께 80년대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태국의 민주화운동세력은 총리 재직 당시 금융업 등에 손을 대 엄청난 재산을 모은 춘하반의 이중성에 분노를 표시하는 한편 군부의 잇단 정치개입에도 적지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장현규 기자>

◎추차이·카셈삼 주한 태국 대사/“정권 담당자만 교체… 사회·경제 불안 없어

『태국에서 최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소식에 많은 한국 국민들은 태국의 현 정정이 불안정하고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태국의 쿠데타는 「무혈」로 정권담당자만 바뀌었을 뿐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부문에서 계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특히 시민생활은 평온하기만 합니다』

지난 1월 중순 새로 부임한 추차이·카셈삼 주한 태국대사(47·사진)는 군부 쿠데타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한국 국민들이 군부쿠데타가 발생한 태국이 현재 혼란에 처해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염려하는 눈치다.

추차이·카셈삼 대사는 태국의 현정치 상황에 대해 『쿠데타는 비정상적 정치발전이기는 하지만 혁명을 일으킨 콩솜퐁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국가평화유지위원회」가 정권을 장악했으나 국왕에 충성을 맹세하고 국민의 여망에 따라 6개월 이내에 민간정부 이양을 약속하고 있어 국민들은 별다른 충격없이 향후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태국은 오랫동안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이번 쿠데타로 인해 양국관계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태국간의 경제교류는 매년 늘어나 지난해에는 양국 교역량이 15억달러 이상을 넘어섰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태국 현지에 모두 56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는 데 태국의 풍부한 자원,값싼 노동력,같은 아시아인이란 여러 조건들이 투자를 촉진시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태국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외무관리로 발을 들여 놓은 추차이·카셈삼 대사는 베트남 이집트 대사 등 22년간 외교관 생활로 일관해온 엘리트 직업 외교관이다.<최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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