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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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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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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승리로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자국내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한다. 엄청난 첨단무기의 화력에 성동격서의 교묘한 전략,자로 잰듯 한 정확한 전쟁 수행일정,스스로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려는 듯한 후세인 간접 목죄기,싸움이 끝나자마자 쿠웨이트에서 들리는 복구사업 독식소리 등등으로 미루어 정말 만만찮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이같은 부시가 작년 8월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 국민들 앞에서 계속 휴가골프를 즐기며 여유를 과시했던 사실이다. 『너무한다』는 여론에도 아랑곳없이 그는 수시로 골프장과 집무실을 오가며 걸프사태가 휴가나 미 행정부의 일상업무 일정을 뒤집을 정도로 대단치는 못하다는 사실을 일부로 강조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의 제스처가 허세가 아니었음은 그 후의 치밀한 준비나 사태전개로 짐작키 어렵지 않다. ◆실제로 골프경기에서도 부시는 여간내기가 아니다. 67세의 나이에 80대스코어를 내고,드라이브를 2백50야드 정도나 날린다. 더욱 놀랄 일은 골프장에서 눈에 띄는 남의 로스트볼을 결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 『이봐,공짜탄환이야­』라며 주워들고 마냥 즐거워한다는 게 단골 동반프로의 술회이다. 욕심 많은 예사 사람과 하나 다를 게 없다. 전용기를 타고 가다 부킹을 할 정도로 대단한 골프광인 부시의 또 다른 특징은 그만의 독특한 벼락치기 골프이다. 남들이 4시간 걸리는 것을 1시간40여 분 만에 끝내는 불같은 성미의 골퍼라는 것이다. ◆흔히 골프를 함께 치다보면 그 사람 됨됨이를 저절로 알게 된다고 한다. 위기 때 골프로 짐짓 내숭을 떨고 임자없는 공은 반드시 챙기며,벼락치기 경기로 시간도 아낄 줄 아는 부시의 골프 개성이야말로 과연 실용주의와 전사문화가 팽배한 미국의 지도자 답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골프정치로 팍스 아메리카나를 추구해가는 부시를 보며 우리 대통령의 골프솜씨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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