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노후… 정비도 제때 못해/지각운행 잇단 폭력항의/「15년 차령」에 폐기는 1건 없어수도권 전철 이용승객들의 불만이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콩나물 시루같은 만원열차에 시달리는 경인지역 승객들이 잦은 고장 연발착에 항의,집단사태를 자주 빚고 있어 과감한 개선책이 시급하다.
1일 0시께 경인전철 오류역에서 승객들이 전철의 지각운행에 항의·기관사를 폭행하고 전동차와 역사 유리창 40여 장을 깨뜨리는 소동을 벌였다.
지난해 11월21일 하오 구로역에서 지각운행에 항의하던 승객들이 기관사와 역무원을 폭행하고 전동차와 역사 유리를 깨뜨린 사건에 이어 두 번째 벌어진 이날 집단 항의사태는 승객폭주와 불합리한 전철운행 노후차량 방치 등 수도권 전철의 근본적인 문제가 쌓여 폭발한 것이다.
이날 사고는 의정부역에서 하오 10시12분에 출발,1일 0시2분 인천역에 도착예정인 철도청 소속 K279호 전동차(기관사 김용규·43)가 성북역에서 다른 열차 우선통과원칙에 밀려 4분간 신호대기를 한 데서 발단이 됐다.
이 전동차가 오류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예정시각보다 21분이나 늦은 하오 11시49분이었고 정원 1천6백명의 10량짜리 전동차에는 이미 3천여 명이 들어차 숨쉬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오류역에서 21분이나 전동차를 기다리던 5백여 명의 승객들은 2분 뒤 뒤따라 들어온 K283호 전동차(기관사 오부경·30)가 옆 선로로 진입,일부 승객만 태우고 떠나자 먼저 타고온 승객들과 함께 선로로 뛰어내려 전동차 운행을 막고 역사 유리창을 깨는 등 격렬히 항의했다.
수도권 전철사고의 주원인은 전동차가 절대부족해 하루 3백만명이 넘는 승객들을 소화해낼 수 없는 데다 러시아워에도 다른 열차 우선통행원칙을 고수하는 운행의 경직성에 있다.
더구나 일본에서는 15년이면 폐차되는 전동차를 74년 개통 이후 단 1대도 폐기하지 않고 운행하고 있어 고장이 잦은 것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철도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영등포역에서 10량짜리 임시전동차를 대기시켜 승객폭주로 인한 지각운행사태에 대처하겠다는 대비책을 세웠지만 전동차와 기관사가 모자라는 처지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전동차 정비시설과 인력도 크게 부족해 눈 비가 오는 날이면 밤샘수리도 예사인 상태여서 획기적 개선책 없이는 언제 또다시 집단항의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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