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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중동 수주전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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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중동 수주전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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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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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주재원 주내 복귀령/줄대기·정보망 총동원… 대량주문 맞춰 확보비상/복구 3분의2 선점 미·영등과 2차계약도 노려재계에 중동특수 시동이 걸렸다. 28일 미국의 종전선언으로 걸프전쟁이 종식되자 재계가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한 중동 특수시장의 참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동안 걸프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은밀하게 전후복구사업 참여계획을 추진해온 국내기업들은 중동지사 요원을 다시 파견하고 현지시장 조사단을 보내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업체와 종합상사들은 미국 등 다국적군 참전국가들에 의해 주도될 전후복구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이들 국가들의 유력업체와 공동진출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전후복구사업 발주정보를 얻기 위해 해외정보망을 총동원,정보수집에 나섰다. 이번 중동특수가 시간을 다투는 전후복구사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은 중동특수전이 정보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중동지역의 바이어들이 종전과 동시에 생필품을 중심으로 공급선 확보에 나서 국내기업들은 어물어물하다간 제몫찾기도 어려울 가능성도 높아 단시일내에 전후복구사업 참여를 위한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가 추진하는 중동특수의 규모는 최소한 2천억달러 이상이라는 것.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경우 석유화학시설을 비롯,주택·건설·도로·항만·공항 등 대부분의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었고 일반생필품도 거의 바닥났기 때문에 조기 전후복구사업이 불가피한 실정. 이라크는 당장은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해 특수가 일지 않겠지만 쿠웨이트가 1천억달러 이상의 해외비축자금으로 재건사업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어 쿠웨이트 시장을 겨냥한 수주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 망명정부는 종전 후 약 90일간 수행될 프로젝트 중 3분의2 수준인 1백71건의 계약을 이미 체결했는데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기업들은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1백여 건의 프로젝트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기 위해 관계국에 줄을 대는 한편 1차수주기업들로부터 시공권을 따기 위해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재계는 사우디의 경우도 최소한 1백억달러 내외의 복구사업이 추진될 것이며 이라크도 미국의 영향하에서 경제재건이 이뤄진다면 쿠웨이트에 못지않은 공사발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업체와 종합상사들은 범그룹차원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공사가 중단된 사우디 등 페만 주변국의 현장에 근로자를 조속히 복귀시켜 공사를 재개하고 중동지사 요원을 금주내 파견키로 하는 한편 중동시장 조사단과 주요참전국의 유력업체와 공동진출을 추진할 실무팀을 조기파견키로 했다.

특히 종합상사들은 중동지역의 바이어들의 생필품 발주가 단기·대량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중시,단시일내 대량공급을 위한 물량확보에 나섰다.

삼성그룹의 경우 식품·의류·의료품은 삼성물산이,통신설비·전선류·건설기계 등은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이,석유시추설비와 항만시설·정유시설·석유화학공장·철구조물·주택·도로 등 플랜트·건설사업은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삼성종합건설 등이 분담해서 참여하기로 하고 우선 주내에 4명의 사우디주재원을 파견,기존거래 선을 재검토하는 한편 신규 수주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를 중심으로 건설공사 수주와 상품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쿠웨이트에서 대형 복구공사를 수주한 벡텔,모토롤러,제너럴모터스,IBM 등으로부터의 2차수주를 따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쿠웨이트에서 자동차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승용차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대종합상사는 전후복구 물자 및 생필품 외에 섬유·직물·담요·일용잡화·건자재·철강류·발전설비·전선류·타이어 등의 대중동수출이 유망할 것으로 분석,이들 품목의 수출에 나서고 있다.

대우그룹은 (주)대우와 경남기업을 중심으로 중동진출을 추진중인데 지난해 8월 철수했던 바그다드지사원 2명과 쿠웨이트지사원 1명을 최단시일내에 현지복귀토록 조치하고 중동지역 전지사에 공동대응책을 마련토록 긴급 지시했다.

럭키금성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통신·화학·중전기 등을 중점 진출부문으로 정했는데 금성사는 중동지역 사업부,럭키개발은 사우디 리야드 지사팀을 중심으로 전후복구사업에 참여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경쟁적으로 중동특수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간 소문만 요란했지 실익이 없는 장사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부와 기업이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효과적인 정보수집 ▲프로젝트별 채산성 및 파급효과 분석 등을 통해 질서있는 진출을 해야 하며 특히 건축공사의 경우 지금까지 10% 미만이었던 국산자재 사용비율을 50% 이상 끌어 올려 복구프로젝트 수주가 상품수출로 이어지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방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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