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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재편/균형있는 정치적 해결이 과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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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재편/균형있는 정치적 해결이 과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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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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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후세인의 무모한 전쟁노름은 비참한 패배로 끝났다. 그의 참패는 그 자신 뿐만 아니라 아랍세계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고,탈냉전시대 국제질서의 재편에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이라크의 참패는 먼저 이라크라는 국가조직의 장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사담·후세인의 막강한 군사조직은 이제 그의 권력의 기반이 될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났고,현대적 국가로서의 생존기반이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사담·후세인이 정치적으로 살아 남는 것은 물론,자연인으로서의 생존조차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승자인 미국 등 다국적군은 남서 쪽으로부터 아마도 바스라에 이르기까지 이라크의 남부지역을 장악하고,경제봉쇄의 생명줄을 쥐고 이라크에 대한 전후 처리를 진행할 작정인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 자신의 운명은 전후 이라크의 효과적 통제라는 관점에서 다국적군측에 의해 평가되고 결정될 것이다.

그 바탕위에서 가장 중요한 이라크군의 군비통제가 구상되고,소련과 유럽 각국을 포함한 국제적 합의를 필요로 하게될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중동의 패권을 넘보는 군사강국으로서의 이라크는 원치 않지만,그렇다고 이라크가 완전한 힘의 공백지대로 전락하는 것도 원치않을 것이다.

당분간 다국적군의 영향력 밑에서 다국적군에 참여한 이집트,시리아를 뼈대로 하는 친서방 아랍 연합군을 중심으로하는 지역안보 체제의 구상이 논의되고 있다. 이로써 이 지역은 미국의 영향력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다.

그러나 이 지역의 핵심이 바로 팔레스타인에 있다는 것은 걸프전쟁 이전이나,이후나 다름이 없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풀지 못한다면,따라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미해결」로 남아 있는 한 중동이 미국의 독무대로 남아있지는 못할 것이다.

소련이 전쟁 막판에 이라크의 편에서서 소위 휴전협상의 중재를 자청하고 나선 것도,전후 미국의 독주를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사표시였다. 또 이 지역에 대해 독자적인 이해관계를 주장해온 프랑스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미국­이스라엘과는 다른 제3의 노선을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제 중동에서 전통적인 회교 과격주의의 기세가 꺾일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지역의 위기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한 지금 일수록,팔레스타인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벌써부터 일부에서 예견돼온 걸프전쟁 이후 「미국에 의한 평화(팍스·아메리카나)」의 장래에 중동문제의 정치적 해결이 첫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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