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관련 근신할 때… 외압없어/학교발전 위한 활동도 어려워”서울시립대 총장후보로 복수추천돼 임명절차를 기다리던 중 수서지구택지 특혜공급사건 때문에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던 고건 전 서울시장(53)이 27일 총장후보를 사퇴했다. 고씨는 이날 상오 11시께 서울시립대 교수협의회 회장 권오만 교수(53·국문학)에게 인편으로 후보사퇴서를 제출했다.
고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직경험이 없는데다 최근 여러 가지 사건으로 총장임용절차가 늦어져 나로 인해 학교행정의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히고 『외부로부터의 사퇴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25일께부터 서울시립대 보직 교수들과 자신을 총장후보로 출마하도록 추천한 손정목 교수(63·도시행정학) 등 교수 7∼8명을 각각 만나 후보를 사퇴키로 한 결심을 알렸으며 27일 낮에도 몇몇 교수들과 만나 입장을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장후보 출마 당시엔 학교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칠 작정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총장으로 임명되더라도 근신해야 할 처지에서 학교발전을 위해 활동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사퇴결심을 굳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측근은 『수서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박세직 전 서울시장과의 책임공방 등으로 인한 공인의 품위손상 등을 고려,총장취임이 학교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는 서울시립대 교수,학생들의 지지 속에 총장후보로 출마,지난 4일 교수 전체투표에서 68표를 얻어 36표를 얻은 전 법정대학장 신홍 교수(51·법학)와 함께 총장후보로 추천됐다.
서울시립대는 이에 따라 지난 13일 교육부에 고씨와 신 교수를 총장후보로 추천,교육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요청했으나 고씨는 하루 전인 12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었다.
서울시립대는 정희채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28일까지 총장임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윤재풍 교무처장이 총장직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동숭동 1의144 집에서 전북대 총장을 역임한 아버지 고형곤씨(84)를 모시고 살면서 거의 외출을 하지 않은 채 외부와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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