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어려우니 유학이나…”/알선문의 하루에도 백여 건씩/대부분 중고 재학생… 편법출국예능계대 입시부정사건 이후 중·고교 재학생들의 조기변태 유학바람이 거세졌다. 대입부정이 사회문제화하면서 실시고사 개선안이 논의되고 대입시에 대한 사회의 감시도 강화되자 대학진학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외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8년 4월부터 고졸자로 자비유학시험에 합격하면 누구나 해외유학을 할 수 있게 문호를 개방한 이후 서울에서만 2백여 곳으로 늘어난 유학알선업체들은 갖가지 편법을 동원,중·고 재학생들까지 마구잡이로 외국에 내보내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유학을 알선해온 서울 여의도 K유학정보센터는 지난해 22명의 중·고생에 호주유학을 알선했는데 입시비리가 터진 1월하순 이후 하루 20∼30건씩 조기유학비용과 절차를 묻는 전화가 쇄도해 내달 1일 대규모 유학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곳의 직원은 『사건 이후 음대나 디자인스쿨 등 예술계통학교의 지역별 분포,입학방법 등 구체적 사항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호주유학알선업체 S마케팅은 89년부터 4차례 호주Q음대 오디션을 실시,1백여 명을 선발해 60만∼1백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출국수속을 대행해 내보냈는데 출국자의 3분의2가 넘는 70여 명이 중·고교 재학생이었다.
이 업체관계자는 중·고생이라도 오디션에 합격하면 현지 대학부설 중·고교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해당대학에 진학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체능 특기자 특수프로그램」 「중고생 과외비용으로 조기유학」이라는 광고로 지원자들을 모집중인 서울강남의 K아카데미는 평소 한달에 10여 건의 조기유학을 알선해 왔는데 대입부정 이후 하루 1백여 건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 업체의 상담관계자는 『60% 정도가 돈은 있지만 실력없는 자녀의 유학방법을 묻는 학부모들』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재학생이나 대졸자들을 대상으로 TOEFL대비반을 운영하던 외국어학원들이 고교생 토플반을 신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해외여행사들까지 끼어들어 「유학 현지사전답사」 명목으로 부유층 고객들을 끌어모으기도 한다.
현행제도상 중·고생들의 유학은 전국대회상위 입상경력이나 국제대회입상경력이 있는 예체능 특기자로 자격이 한정돼 있으나 대부분의 업체가 자격이 없는 학생들에게 방문·관광이나 어학연수 목적의 단기 비자를 발급받게 해주고 출국시키는 실정이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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