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등 널브러진채 철제 골조물만 남아/“공습경보 너무 늦어”… 방독면 착용 소동25일 밤 8시30분(현지시간)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받아 27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하고 98명이 부상한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시 미군 수송차량 군인숙소는 철제골조물만이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뿐 부서진 잔해와 군화 슬리핑백 그리고 담요 등이 시커멓게 그을린 채 널려져 있는 참혹한 모습이었다.
미군 수송차량 군인숙소는 다란공군기지 사령부로부터 불과 4.8㎞ 떨어진 상업지구 다하가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기자가 묵고 있는 칼튼호텔로부터도 불과 4㎞ 남짓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날 이라크군이 다란을 향해 발사한 두 발의 스커드미사일 중 한 발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의해 요격되었으나 다른 한 발이 이곳 미군숙소에 떨어진 것이다.
피격 당시 일부 군인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취침을 하거나 막사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존자들 중 많은 수가 사복차림이었으며 몇몇은 내복 또는 운동복차림이어서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음을 확인시켜줬다.
피격 상황을 취재한 조지·메인즈 성조지 중동국장은 『공습경보가 너무 늦게 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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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이 있은 후 미군은 3대의 헬기와 8대의 앰블런스를 동원,사망자 및 부상자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고 사우디 군당국은 불도저를 동원해 사고현장을 수습했다.
피격지점엔 소방차 응급차 사우디경찰차와 머신건을 장착한 미 헌병차량은 20여 대가 몰려 혼잡을 이루었고 사우디당국에 의해 피격지점 반경 2㎞의 교통이 차단되자 많은 사우디인들이 차단선 주변에 몰려들어 웅성거리고 있었다.
한편 피습현장엔 불도저와 트럭이 동원돼 앙상한 철근 골조물만이 남은 건물을 파헤치고 있었으며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한 여군이 넋을 잃은 듯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또한 한 미군 이등병은 삽자루를 든 채 급히 뛰어가다 땅에 널려 있는 콘크리트 잔해에 걸려 넘어지자 다시 일어날 줄 모른 채 고개만 들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숙소였던 잿더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몇몇 생존자들은 피격 직후 본능적으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방독면을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번 스커드미사일에 화학탄을 탑재하지는 않았다.<다란=윤석민 특파원>다란=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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