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공격 37시간만에 제3국 기자론 처음 입국/보급물자 차량 쉴새없이 왕래/미군상륙 해변엔 기름띠 가득지난해 8월2일부터 이라크의 강점하에 놓여 있던 쿠웨이트에 기자가 첫발을 들여 놓은 것은 25일 하오 5시30분(현지시간). 다국적군의 전면적인 지상공격이 내려진지 하루 하고도 13시간이 더 지난 후였다.
미국의 전선사령부가 있는 다란시에서 사막을 가로질러 동북쪽 3백여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에 있는 자그마한 도시.
탄흔으로 누더기가 된 사우디쿠웨이트간 세관통관소와 탱크의 캐터필러 자국과 함께 곳곳이 쓰러져 버린 허술한 철조망 국경을 지나 다국적군에 의해 탈환된 쿠웨이트 국경도시 누와이시브시 근방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수도 쿠웨이트시티까지는 채 1백㎞가 못되는 거리다. 아라비아해를 따라 잘 닦여진 아부하드리야 고속도로를 타고 오르면 불과 50분 안에 당도한다.
중무장을 갖춘 채 석유가 가득든 유조차 롤리(탱크)로 길을 가로막고 있던 사우디·이집트아랍연맹군은 더 이상의 북진은 신변을 보장할 수 없다며 돌아갈 것을 정중히,그러나 단호히 요구했다.
전선은 이 시간현재 70㎞가량 북상했지만 이라크군이 매설한 50만개 이상의 지뢰부비트랩 중 다국적군의 주진격로 앞에만 제거됐을 뿐 약 70% 정도는 여전히 사막의 야생화처럼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도로는 MLRS 다연장 로켓·토미사일등 각종 포탄·보급물자를 적재하고 전선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가득하다. 모든 차량은 적홍색의 대공포판을 위에 얹었다.
아군기의 오인사격을 가장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반대켠 하행선으로는 전선에 탱크·장갑차를 부려놓은 중장비 대형 트럭이 꼬리를 물며 내려온다. 상공으로는 2 대 1개조의 미해병 소속 AH1코브라 지상공격용 헬기들과 FA18근접지상 지원기들이 고도를 낮춘 채 북쪽을 향해 쉴새없이 날아간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유정파괴로 상공을 덮었던 짙은 매연은 강한 남동풍에 실려 걸프해상으로 밀려나고 있다. 오히려 강풍으로 인한 사막모래 먼지가 석양을 뿌옇게 물들이지만 시계를 가로막을 정도는 아니다. 어둠이 깔리며 라이트를 훤히 켠 채 전선으로 향하는 이동차량은 더욱 늘어났다.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쿠웨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기자는 제3국 기자로서는 본기자를 포함,일단의 한국기자들이 처음이다. 일본 기자들도 이곳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검문소 안에는 금방 쿠웨이트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대화학방호복 차림의 미 CBS TV 보도진이 사우디 군인으로부터 몸 검색을 받고 있다.
국경에 근접한 미·사우디 합동전략기지에서는 1개 여단 규모의 미 해병대원들이 완전무장 상태로 출동대기중 마지막 점검을 받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치누크헬기에 장비를 적재하고 북쪽으로 향했다. 미 해병○○상륙전단 소속이라는 한 대원은 무거운 표정으로 걸프해상 함정에서 2개월 만에 육지에 상륙했다고 말했다. 공중투입인지 상륙전을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두 가지 다 가능성이 있다 』고 답변했다. 출동에 앞서 오전 내내 대대별로 호버크래프트를 앞세운 전격상륙작전훈련을 거듭했다고 덧붙였다.
장갑차 2대 무게인 75톤을 적재할 수 있는 호버크래프트는 40노트의 고속력으로 웬만한 평지를 그대로 돌진해 바로 적의 코앞에 병력을 풀어 놓는다. 이들이 상륙을 전개한 해변에는 유정파괴로 유출원유의 검은 띠가 죽음의 그림자처럼 엉켜붙어 있었다. 이 띠는 현재 사우디 최대 정유시설·철강산업이 위치한 알주베일해변을 위협하고 있다.
1시간 정도 남쪽으로 달려 당도한 곳이 국경으로부터 6㎞ 떨어진 사우디 북단 마지막 도시 카프지이다. 지난달 29일 전격전을 감행한 이라크가 「사우디내 해방구」를 3일 동안 가졌던 곳이다.
이날 타국기자들을 이곳까지 안내한 한국군 의료지원단의 김진욱 소령은 군데 군데 계속된 다국적군의 검문에 대해 『지상전 발발 후 전선이 북상한 탓인지 이전보다 검문이 훨씬 완화된 편』이라고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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