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전자등 7개 부문 사상 최대규모/최신 고속전철기종 「ICE」 가장 “주목”/유력인사 대거 내한… 각주 홍보관·세미나등 행사도기술왕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독일의 최첨단기술제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독일하이테크박람회91(테크노게르마)이 27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내달 9일까지 11일간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리는 독일하이테크박람회는 독일정부가 세계 경제요충지를 돌아가며 4∼5년마다 개최해온 대규모 산업전. 한 해에 2천건 이상 열리는 독일정부의 해외전시회 중에서도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는 행사이다. 아시아권에서는 북경 자카르타 동경 뉴델리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번 서울박람회는 특히 동·서독 통일 이후 첫번째이며 규모면에서도 사상 최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행사 예산만 해도 1억달러(7천20억원 가량)에 달한다.
독일연방경제부 독일연방공화국박람회연합회(AUMA) 및 한독상공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2백90여 개의 독일 기업들이 대거 참가,독일이 자랑하는 첨단산업제품들을 6천여 평의 전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기업별 전시 이외에 통독으로 새로 독일연방에 편입된 구동독 지역의 5개주도 참여,공동홍보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박람회 개최와 때맞춰 폰·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을 비롯한 독일정부·민간업계의 유력인사들이 대거 내한할 예정이어서 한독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크게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지난 89년 노태우 대통령의 방독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내한하는 것이지만 27일 상오에 있을 이번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테이프 커팅을 직접 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독일의 모든 첨단산업관련제품이 선보이는 동시에 다양한 신기술들이 소개될 예정.
이들 제품·기술은 ▲기계 및 플랜트 제조 ▲전자·전기 ▲화학 ▲정밀공학 및 광학 ▲자동차 제조 ▲서비스산업 등 7개 부문으로 나뉘어 전시되는데 독일연방과학기술청·체신청 및 각 연방주의 홍보관도 설치된다.
독일측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그들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기계 및 산업설비부문. 전시품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참가업체의 80% 가량이 종업원 3백명 이하의 중소기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비록 규모는 작은 업체들이지만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특장을 갖춰 독일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다.
물론 독일의 거대그룹들도 거의 대부분 참가한다. 대기업으로는 지멘스를 비롯,철강기업인 크루프,항공업체인 MBB,터빈업체인 ABB,자동차회사인 다이믈러 벤츠 등이 빠짐없이 참가,첨단·기초분야의 뛰어난 「실력」을 내보일 전망이다.
이번 박람회 전시품 중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제품은 독일의 최신예 고속전철기종인 ICE(Inter City Express).
KOEX 옥외광장에 이미 설치된 ICE는 우리나라의 경부고속전철사업 수주를 겨냥,독일측이 특별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전시품이다.
독일측은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하이테크박람회를 개최하는 목적이 양국간 경협증진을 도모키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귄터·베커 박람회전시준비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제품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경협파트너를 찾는 데 있다』며 『독일의 우수한 과학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양국간 과학기술 및 경제협력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날로 확대·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구매력이 실상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지역이 21세기의 유망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특히 돋보이고 있는 한국시장을 적극 공략해보겠다는 뜻이 엿보인다. 독일은 또한 한국이 항공 통신 전자분야를 앞으로 주력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점을 중시,자신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분야에서 한국과의 경협 또는 시장진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독일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아시아권에서 세 번째 교역국. 독일의 대한 수출규모는 계속 증가,지난 88년부터 대한 무역적자가 흑자로 전환됐다. 89년 대한 수출액은 28억달러. 이 가운데 40%가 기계 및 플랜트부문이며 21%는 화학제품,10%가 전자·자동차관련제품이었다.
한편 같은 해 우리나라의 대독 수출은 21억3천여 만 달러로 미국 일본 홍콩에 이어 4번째를 차지했다.
이번 박람회 기간중에는 전시회와 곁들여 각종 심포지엄 문화행사 등도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 「독일 통일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 국제정치세미나에서부터 독일 기업들의 첨단기술 노하우에 관한 것 등 모두 81차례에 세미나 강연회가 열린다. 문화공연행사로는 바이에른 국립발레단 등이 선보인다.
박람회 개장시간은 매일 상오 10시부터 하오 6시까지로 입장료는 무료.<송태권 기자>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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