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사회단체들 이라크 지원 모금운동 전개/미 대사관 “안전 위태” 자국민에 외출 자제 경고○…쿠웨이트 탈환을 위한 지상전이 개시된 24일 아랍세계에서는 이라크를 지지 또는 동정하는 국가들과 다국적군에 가담한 국가들의 국민 사이에 분노와 충격 그리고 안도와 기쁨과 환희가 교차됐으며 요르단과 예멘에서도 지상전에 반대하는 과격시위가 벌어졌다.
암만 주재 미국대사관은 24일 지상전 발발 이후 미국인들에 대한 요르단인들의 적개심이 고조되자 요르단에 거주하는 모든 자국인들에게 시내 외출을 자제하라는 경고문을 발표.
대사관관계자들은 이날 암만시내에서 스페인 TV기자 4명이 시민들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서방인들에 대한 안전이 점차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경고.
○…다국적 연합군의 지상전이 시작된 24일 수도 암만시내 중심가에서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한 뒤 이를 서울 본사에 송고하기 위해 요르단 방송국으로 가던 KBS 김진화 해설위원과 사진부 양용철 기자가 시민들로부터 심한 욕설과 함께 무비카메라와 취재필름을 빼앗겼다가 카메라만 뒤에 돌려받았다.
성난 시민 5∼6명은 이날 KBS 취재팀에 달려와 『우리의 눈에는 모든 외국기자들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카메라를 빼앗은 뒤 취재필름을 꺼내 구둣발로 짓밟아 박살을 내버렸다.
KBS팀은 이에 앞서 23일에도 시내 취재 도중 한 시민이 큰 돌덩어리를 들고와 카메라를 박살내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취재를 일시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었다.
○…요르단의 사회단체들은 24일 『제국주의자들의 침공을 당하고 있는 형제국 이라크를 돕자』는 대대적인 모금운동에 착수.
암만의 각급 학교에서도 지난달 17일 걸프전쟁 이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이라크 돕기 성금을 모아오고 있다.
○…요르단 육군 신병훈련소에는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이라크 전선에 참전을 희망하는 팔레스타인계 청년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요르단 라디오방송이 보도.
팔레스타인인들은 귀화를 하지 않는 한 요르단군에 입대할 수 없도록 돼 있으나 이들 청년들은 이라크를 돕기 위한 의용군에 자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
○…지상전 개전일인 24일 하오 암만시내 미국대사관에는 2백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부시는 살인자』 『최후 승리자는 사담·후세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아랍땅에 미 대사관이 웬말이냐』 『미국의 범죄히로시마 한국 월남 파나마,이제는 이라크,다음은 누구 차례』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반미 구호를 외치다 1시간 뒤 해산했다.
시위참가자들은 인터뷰를 요청하는 서방기자들에게 노골적인 반감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에 앞서 암만시내에서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하던 프랑스 여기자가 시민들에게 구타를 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암만 경찰은 시위에 대비해 경찰병력을 대폭 증강시켰으며 미국 대사관에 이르는 길도 간헐적으로 통제했다.
○…예멘에서도 이날 10여 만 명의 시민들이 지상전 반대시위를 갖고 다국적군에 가담,군대를 파견하는 호스니·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하페즈·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배신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1백만명의 예멘 근로자들은 이날 노조의 요청에 따라 한 시간 동안 작업을 일체 중단한 채 직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무바라크 대통령을 「미국의 첩자」라고 성토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이날 수백 명 대학생들이 지상전 반대와 이집트의 다국적군 가담을 규탄하는 투석시위를 벌이고 최루탄을 쏘는 경찰과 대치했다.
이밖에 알제리 수단 등에서도 반미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일부 회교사원에서 이라크승리를 기원하는 기도회가 거행됐다.<암만(요르단)=이상석특파원>암만(요르단)=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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