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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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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시대의 고뇌자임과 동시에 새 시대의 창조자이기도 하다. 대학은 언제나 현실비판의 입장에 서서 변화를 자극하며 변화를 주도하기도 한다. 대학인의 발언엔 그래서 경종을 울리고 아픔을 대변하며 내일의 구상을 강조하는 정열이 담겨 있다. 졸업시즌을 맞아 대학총장들의 식사는 그 형식보다 내용을 경청할 만하다. ◆현실 진단은 날카로우면서 어둡다. 현재 우리 사회의 위기는 윤리의식의 마비와 부조리의 팽배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외부압력이나 위협보다 내부의 혼돈이 더 큰 일이라는 것이다. 시련과 갈등과 격랑의 세월이 계속되고 있음도 놓치지 말아야 할 시대의 징후같다. 어느 총장은 「휘청거리는 조국」이라는 표현으로 현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그렇다면 대처할 방안은 무엇인가. 진단이 있으나 처방도 들어보아야 할 것이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첨단적 시대감각을 지녀 달라고 당부하는가 하면,도덕성의 회복에 앞장서며 투철한 책임의식의 소유자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또한 모두가 이제 자기 자리로 돌아와 화합세계를 일구어 가자는 간곡한 제안을 제자들에게 내보인다. ◆대학의 용광로를 거친 새로운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에 합류한다. 세대의 물갈이는 저절로 실현될지 모르나,의식의 개혁이라는 물갈이는 그렇지 않다. 젊음은 그 자체로 신선하나,사고의 신선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새 세대는 새로운 고뇌를 겪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기대를 거는 젊은이 상은 독존과 편협을 벗어버린 포용과 정직한 얼굴이다. 그 모습에선 이기와 술수를 찾아 볼 수 없어야 한다.그 모습에선 아집과 비굴이 비치지 말아야 한다. 그 모습은 깨끗하고 늘 젊음이 넘쳐야 한다. 그들이 2천년대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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