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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문 미군… 전황 중구난방/“월남전 교훈” 철저한 언론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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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문 미군… 전황 중구난방/“월남전 교훈” 철저한 언론통제

입력
1991.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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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중단·전선 풀 취재 미·영 기자만 허용/지상전 15시간 후에야 단편적 전황 들어와미군 등 다국적군은 이번 걸프전 보도를 완전히 자신들의 의도대로 통제·조절하고 있다. 월남전 때 언론에 의해 집중 공세에 몰렸던 미군은 월남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개전초기부터 언론통제를 철저히 했었다.

지상전이 개시된지 이틀째 이지만 쿠웨이트 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종합적인 정황을 알수가 없다. 딕·체니 미 국방장관이 전황 브리핑을 당분간 중단했기 때문이다.

다국적군 사령부가 있는 리야드(사우디 수도)에는 2백50명,전선사령부가 있는 다란에는 8백명 가량의 각국 취재기자가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며 취재하고 있다. 그동안 병력의 이동을 따라 취재하는 풀 기자는 1백60명 정도인 데 미군 당국은 미·영 기자들만 허용,같은 참전국인 프랑스 기자들은 제외돼 크게 반발하는 실정이다.

미 정부는 지상전 개시와 함께 병사들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일절 전황 브리핑을 중지했기 때문에 작전이 시작된 15시간 후에야 풀 기자들에 의한 전황이 단편적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체니 국방장관의 보도통제 조치와 관련,현장의 기자들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작전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이는 기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자들 특히 미국기자를 제외한 각국 언론인들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미군사령부는 20여 개의 풀 기자단 구성계획도 세웠으나 체니 장관의 발표로 이 게획이 무산됐다.

노먼·슈와르츠코프 사령관은 뉴스통제의 필요성을 변명하면서 『가능한 범위내에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다소의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지상전 첫날에도 이같은 보도통제 때문에 객관성이 의심되는 지상군의 작전상황이 망명 쿠웨이트 정부의 관영통신인 쿠나(KUNA)에 의해 전세계에 알려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같은 보도통제 속에서도 미국 등 서방국의 일부 취재진은 군 당국의 허가없이 독자적인 취재를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 군 당국은 전선에는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등 기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지상전 개시 후에는 사살될 가능성까지 있다는 점 등을 주지시키지만 어떤 취재기자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허가없이 전선으로 나가고 있다.

지난 24일 미 CBS 기자는 풀기자가 아니면서도 쿠웨이트 영내 1㎞까지 들어가 전황을 보도하기도 했는데 이같은 숨바꼭질은 계속 벌어질 전망이다.

월남전 당시 군 당국의 항공기까지 얻어 타고 어디든지 취재가 자유로웠던 고참종군 기자들은 이번 걸프전을 취재하면서 더욱 월남전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게 취재원에 접근했던 미국언론들마저 걸프전에서 만은 그들의 허약성을 드러내는 것 같다.<다란=윤석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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