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 장교 “4일내엔 끝날 것” 장담/미군,바람불어 「화학공격」 우려/전황묻자 “쿠웨이트 하이웨이 특급열차 달린다”부시의 「하이눈」(현지시간 23일 하오 8시)이 지나면서 긴장 속에 빠져 들었던 다란은 24일 새벽 다란 공군기지를 분주히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굉음으로 밤을 설쳤다.
사우디 주둔 전선사령부가 위치한 다란의 인터내셔널호텔에서 쿠웨이트 탈환을 위한 다국적군의 마지막 단계인 지상 총공격이 개시됐다는 제1보가 나온 시각은 이날 상오 4시20분. 호텔내 프레스센터에서 뜬눈으로 지샌 기자들이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지난 1월17일 걸프전 발발 이후 또 한차례 진행된 전격작전에 허를 찔린 듯 잠시 얼빠진 표정이었다.
작전개시 소식에 첫 환호성이 나온 곳은 2층에 자리잡은 쿠웨이트 망명정부 공보실. 「쿠웨이트 해방을 위한 시민모임」이란 그룹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쿠웨이트 관련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쿠웨이트 석유회사에서 일했다는 마하메드씨(27)는 금방이라도 쿠웨이트가 해방될 듯 승리의 V자를 손가락으로 표시했다. 지난밤 이라크가 유엔에 철군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던 그였다.
자정 이후 사령부로부터 지상전에 대비한 비상대기명령을 받았다는 쿠웨이트 왕족 알·사바 공군대위는 『이제 전쟁은 3∼4일이면 끝난다』고 장담했다. 프랑스제 F1미라주기를 몰고 여러 차례 출격에 나섰다는 알·사바 대위는 『모든 이라크인들을 깨끗이 쓸어버리겠다』고 말했다.
이라크로부터의 응답은 즉각적이었다. 상오 4시33분께 처음으로 울린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경보 사이렌은 지상전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경종같이 들렸다. 사이렌은 1시간 후에 또 울렸다. 상오 6시,아라비아 해상에 해가 떠오르며 날씨는 청명했다.
제2차 대전 이후 육해공 연합작전으로서 최대 규모인 「사막의 폭풍」 마지막 단계인 지상전에 돌입하기에는 최적의 기후다. 단지 바람이 북에서 남쪽으로 불어 이라크의 화학무기공격을 우려하는 표정이 미 지휘관들 사이에 역력하다.
지상전이 개시됐으나 전선사령부로부터 일체의 공식발표일정이 취소돼 기자들은 간간이 접하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분주한 가운데 자신감이 넘치는 전선사령부의 표정에서 지상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한 미군 장교는 전황을 묻자 『쿠웨이트 하이웨이를 따라 우리의 특급열차는 달린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다란=윤석민 특파원>다란=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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