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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개시… PLO “앞길 막막”(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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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개시… PLO “앞길 막막”(세계의 창)

입력
1991.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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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지지 「팔」 문제 해결기대 물거품/후세인마저 막판 「연계」 철회/반이라크 아랍권서도 배척/존립자체 위기… PNC등 지도부 교체요구미국 등 다국적군이 24일 대 이라크 지상공격을 전격개시,이라크군이 일방적으로 열세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걸프전 발발 이후 친이라크 입장을 적극 개진해 온 PL0(팔레스타인 해방기구)가 진퇴양난의 위기상황에 빠져 들고 있다.

즉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수립이라는 지상과제 실현을 목표로 끈질긴 투쟁을 벌여온 PLO는 걸프전으로 서방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반 이라크 연합국들로부터 배척당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이라크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이로 인해 야세르·아라파트 PLO의장 등 현 PLO 지도부의 영향력 상실과 함께 PLO의 존재가치 자체에 대한 회의가 접증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여 년 간 PLO를 이끌어 온 아라파트 PLO 의장은 이미 걸프전의 와중에서 그의 영향력을 급속히 상실,종전 이후에는 정치적 입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부분의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아라파트가 이라크에 편향된 입장을 취함으로써 PLO의 기존 협상능력은 모래성이 돼 버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 이라크 연합다국적군에 군대를 파견한 이집트·시리아·사우디 등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이 PLO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아라파트 등 PLO지도부는 국제고아 신세가 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아라파트는 아랍국가 상호간의 분쟁에 말려드는 「금기」를 범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걸프전이 끝난 뒤 팔레스타인 독립이란 지상과제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아라파트를 비롯한 현 PLO 지도부가 대폭 교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PLO의 대의기구인 팔레스타인 민족회의(PNC)와 아랍국가 내부에서 벌써부터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호스니·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한 외교보좌관은 『PLO는 이라크를 지지한 대가로 엄청난 외교적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독립을 실현시키고 PLO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아라파트 등 현지도부의 책임이 추궁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아라파트 자신도 이라크 쪽에 붙는 것이 팔레스타인 독립 등 당면과제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상황판단에 따라 주사위를 던졌겠지만 대부분의 아랍 우방들이 반 아라파트 입장에 선 것은 그의 향후 거취에 심각한 장애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강·온파로 대변되던 PLO 내부 역학관계가 걸프전의 영향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함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실현성 여부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1918년부터 위임통치를 해온 영국이 유대민족과 팔레스타인 민족 모두에게 독립을 약속함으로써 파생된 팔레스타인 독립문제는 48년 이스라엘 건국과 3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중동분쟁의 불씨가 되어왔다.

물론 유엔은 47년 유엔 결의안 제181호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국과 아랍국을 세우고 ▲예루살렘은 중립도시로 유엔관리 아래 둔다는 원칙 등을 천명한 바 있지만 이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건국선언으로 사문화되고 말았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64년 결성된 PLO와 PNC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독립을 세계 각국에 호소하고 있으며 지난 88년 11월에는 PNC가 테러리즘 포기를 공식선언하고 독립을 선포했지만 유엔의 추인을 받는데는 실패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이후에는 쿠웨이트로의 대량 이주를 통해 독립국 실현을 꿈꾸기도 했던 PLO는 이라크의 무조건적인 쿠웨이트 철수로 사면초가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물론 PNF(팔레스타인 국가기금)가 관리하는 6조달러의 해외자산을 바탕으로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경제력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르단 경제의 70%를 장악하는 등 상술과 부의 축적에 유대인 못지않은 능력을 지닌 팔레스타인인과 PLO가 걸프전 이후의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아갈 지 주목된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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