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작·연구 병행 문단 1세대/타계한 정한모씨 문학과 생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작·연구 병행 문단 1세대/타계한 정한모씨 문학과 생애

입력
1991.02.24 00:00
0 0

◎45년 「귀향시편」 발표 문단 입문/강단 서며 현대시사 연구 심혈/친화력 바탕 왕성한 대외활동도23일 타계한 시인 정한모씨는 해방 후 문단 1세대로서 소월과 만해를 이어 전통서정의 정서를 남한 문단에서 꽃피웠으며,학문적으로는 현대시와 현대시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시연구를 학문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개척자였다.

1923년 충남 부여군 석성면에서 출생한 그는 서울대 문리과대학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45년 「백맥」 1호에 시 「귀향시편」을 발표하면서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시탑」 「주막」 등에 참여,김윤성 전광용 등과 함께 해방공간의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전후에는 「사상계」 「현대문학」 등을 통해 「음영」 「얼굴」 등의 역작들을 계속 발표하면서 실존과 허무의 암울한 시대 속에서 인간과 고향을 향하는 따뜻한 서정을 일궜다. 그의 시세계가 한 정점을 이룬 것은 제1시집 「카오스의 사족」(1958) 이후,「여백을 위한 서정」(1959)과 「아가의 방」(1970) 등 두 권의 시집에 걸친 기간이었다.

이 시기에 그는 「설원」 「화방심서」 「아가의 방」 「나비의 여행」 등 일련의 대표작에서 모더니즘의 색채를 띠면서도 확고한 의미전달의 사명에 입각한 선명하고 확고한 이미지와 언어로 대상의 내면을 농도 깊은 서정으로 그려냈다.

그는 또 동덕여대와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면서 시와 시사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켜,「현대시론」(1973·민중서관)과 「한국현대시문학사」(1974·일지사)를 펴내며 김재홍 조남현 권영민씨 등으로 이어는 후학연구의 기반을 세웠다.

그는 창작과 연구 외에도 특유의 포용력과 활동적인 성격으로 문단 내외에 광범한 인간적 교류를 유지했다. 이같은 친화력으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의 시문학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88년에는 제27대 문공부 장관을 맡았다. 89년부터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던 그는 숙환으로 지난 1월 입원한 후 한차례의 수술을 받은 후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장인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