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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군 불화 누적… 예고된 거사/태국 군 쿠데타 왜 일어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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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군 불화 누적… 예고된 거사/태국 군 쿠데타 왜 일어났나

입력
1991.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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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티차이총리 부패온상 군 비난 반발/32년 이후 17번째… 정치혼란 오래 갈듯태국 군부가 23일 차티차이·추나완 총리의 민간정부를 전복시키고 전권을 장악함으로써 태국의 정치는 17번째 군부 쿠데타의 수난을 겪게 됐다.

물론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순토른·콩솜퐁 태국군 참모총장을 중심으로 한 군부세력이 허수아비 민간정부를 급조,사태를 조기 장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현 각료들이 계엄당국에 체포되고 의회까지 해산된 현상황을 고려할 때 계엄사령부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번 쿠데타는 90년 6월 군부실세인 차발리트·용차이유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추나완 총리의 통치스타일에 반기를 들고 사임한 직후부터 꾸준히 예고되어 왔었다.

당시 추나완 총리 정부는 군부를 부패의 온상으로 비난하고 나선 찰렘·유밤룽 총리실 무임소장관을 적극 옹호하는 한편 유밤룽을 파면하라는 군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문교부 차관으로 전보시키는데 그쳐 용차이유와 콩솜퐁 등 군부실력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었다.

추나완 총리 내각의 반군부 움직임에 대해 수친다·크라프라윤 태국군 최고사령관은 공공연히 쿠데타설을 유포하는 등 내각과 군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오다 결국 이번 쿠데타가 발발한 것이다.

지난 32년 입헌군주제가 된 태국은 88년 프렘·틴술라논다 내각이 무너질 때까지 모두 16차례나 되는 군부 쿠데타로 점철돼 왔다.

88년 8월 프렘에 이어 집권한 추나완 내각은 지금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고도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등 태국경제의 황금기를 이루기도 했으나 ▲정당난립으로 인한 정치불안 ▲농촌파탄과 물가안정 실패 ▲극에 달한 부정부패 등 정치·사회적인 모순구조는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이번 쿠데타는 결국 추나완 내각에 불만을 가진 군부 실세들이 6개월 이상의 치밀한 사전준비 끝에 나온 것으로 무혈쿠데타로 일단 성공했지만 태국의 정치혼란현상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연소 장성진급 기록의 소유자로 총리 재직시 엄청난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추나완 총리는 이번 쿠데타 직전까지 야당과 군부뿐 아니라 집권당인 태국 국민당 내부로부터도 거센 사임압력을 받아왔다.

계엄사령관을 맡은 콩솜퐁이 현재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막후실력자는 군부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차발리트 전 국방장관과 콩솜퐁 등으로 구성된 6인국가 평화유지평의회로 이들 쿠데타 주도세력의 최대목표는 쿠데타 명분에 대한 대국민 설득여부인 것으로 분석된다.

80년대 후반부터 가속화된 태국의 민주화 추세가 이번 쿠데타로 어떤 영향을 받을 지 주목된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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