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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천억불… “5%만 따도 큰성공”/걸프전후 특수 우리몫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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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천억불… “5%만 따도 큰성공”/걸프전후 특수 우리몫 얼마나

입력
1991.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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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오래전 은밀 추진… 「80% 독식」설/시기 놓쳐 성과 미지수… 정부지원 절실/건설 하청·합작 추진­섬유·전자등 「활기」 예상걸프전 후 특수에서 우리 몫은 얼마나 될까.

총 2천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걸프지역 전후 복부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치열한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으나 이미 미국 영국 등이 80% 가량은 독식해버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등 자칫하면 걸프특수는 우리에게 「빛좋은 개살구」격이 될 공산도 크다.

실제로 걸프지역 전후 복구사업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쿠웨이트 망명정부와 미국 영국 등을 중심으로 한 주요참전국 사이에서 은밀히 추진되고 있어 우리 업계는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걸프지역에 현지정세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복구사업 참여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미 시기를 놓쳐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너무 큰 기대는 할 수 없다』며 『그래도 워낙 덩어리가 크니까 부스러기만 주워 와도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총 2천억달러라고 일컬어지는 전후 복구사업 가운데 5% 정도만 따내도 큰 성공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전후 복구사업이 비록 규모는 엄청나다고는 하지만 과거와 같은 중동특수가 재현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과거 중동특수는 고유가시대의 막대한 오일달러를 재원으로 하여 이루어진 데 반해 이번에는 해당국가들의 자금사정이 전같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

전쟁당사국인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경우 이라크는 전쟁 이전부터 재정상태가 극히 취약했기 때문에 외국의 지원이 없는 한 대규모 공사를 벌이기가 어려운 형편이고 쿠웨이트의 경우 망명정부가 숨겨놓은 재산이 엄청나다고는 하지만 그 동안 전비 부담액 등을 감안할 때 한꺼번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밖에 사우디 등 주변국들도 재원부족 때문에 전후 복구사업을 위해 기채를 해야 할 것이라는 소문이고 보면 과거와 같이 이번 중동경기가 신나는 장사는 안 될 공산이 크다.

해당국가들은 공사대금을 원유로 주겠다는 제의를 해올 가능성도 높은데 세계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건은 그리 입맛이 당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걸프지역 전후 복구사업은 그동안 침체상태에 빠졌던 국내 수출 및 건설업계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국내업계는 나름대로 모든 채널을 총동원,복구사업 참여 가능성을 탐색중이다.

건설업계는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국가들이 전후 복구사업의 주도권을 쥘 것이 확실시되지만 시공은 제3국에 넘길 수밖에 없어 우리 건설업체들이 중동지역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종합건설 등 걸프전쟁으로 공사를 일시 중단한 건설업체들은 종전과 동시에 마무리 공사를 재개,신규물량수주태세를 갖추는 한편 이미 이 지역에 공사를 한 실적이 있는 업체들은 파괴된 시설에 대해 연고권을 주장,복구사업에 참여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쿠웨이트의 경우 미 공병단과 벡텔,파슨즈 등 미국의 대형건설업체들이 복구사업의 계획 및 설계,입찰대행 등 소프트웨어분야는 독식할 것이나 이들이 직접 시공은 꺼리고 있어 중동지역에서 오랜 기간 시공경험을 쌓은 우리 건설업체들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것.

한국 건설업체들은 과거 15년간 중동지역에서 수많은 공사를 통해 경험을 축적한 데다 현지에 대규모의 건설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신속을 요하는 전후 복구사업에 가장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미국 및 유럽의 대형건설업체들과 하청관계 혹은 합작형태로 쿠웨이트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업체들은 석유화학 플랜트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나 의류공장·식료품공장·제약공장·생필품공장 등에서는 시공경험도 많고 경쟁력도 있어 주로 이 분야의 플랜트 수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섬유 전자 철강 자동차 타이어 등 전후 복구물자의 수출은 건설사업 쪽보다 덩치는 작아도 상당한 활기를 띨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전후 복구물자 가운데 철근 시멘트 등은 국내 수급문제가 걸려 다소 공급에 문제가 있겠지만 기타 생필품·의약품 및 방산물자 등은 충분한 수출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종합상사들은 대부분 사우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지역에서 철수했던 주재원들을 속속 현지에 복귀시켜 지사기능을 정상화하는 한편 본사에서 순회사절단을 파견,수출상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업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큰 복구사업 및 대규모 플랜트수출 등은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조속한 시일내에 정부차원에서의 전후 복구사업 참여확대를 위한 통상외교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박영철·방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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