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상표 양말 57개 제품의 품질비교 결과가 지난달 발표됐었다. 털이 제일 많은 「뉴코아」는 3천원인데,「100% 털」이라 해놓고 나일론이 가장 많이 섞인 「삐에르발만」 「지방시」 「랑방」 등은 값이 1.6배나 비싼 4천9백원이었다. 외국상표를 붙였기 때문이다. 외국이름을 붙이면 최고 3.3배까지 값이 뛴다. ◆공업진흥청은 부지런하게 수입품과 국산품의 품질비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7만원짜리 국산 구두가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 줘야 되는 수입구두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소비자보호원도 최근 3중바닥 냄비의 품질을 비교했다. 값이 2만4천원에서 2만8천원 사이인 국산품이 4만원짜리 일본제보다 품질이 월등 좋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88년 올림픽 이후 세계 사치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꼴이다. 작년 한햇동안 승용차 수입은 89년보다 자그마치 80.7%,조명기구 장식품 등 잡제품이 60%,초콜릿 과자 등 먹는 게 45.6%,화장품 넥타이 향수 양탄자 모피 등이 26%,냉장고 등 가전품도 26%나 뛰었다. ◆국제수지는 적자의 늪에서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흥청망청 소비상품 수입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값이야 비싸건,품질이 떨어지건 「외제」라면 오금을 못 펴는 얼빠진 졸부바람 때문이다. 국내 메이커들이 버젓한 국산품에 비싼 로열티를 줘가면서 외국상표를 붙이는 것도 국내 소비자를 외제에 길들이는 작용을 하고 있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정부는 「수입품 값내리기」 운동을 펼 작정인 것 같다. 신임 최각규 부총리가 수입품의 「유통폭리」를 막으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다. 소비자에게 선심을 쓰는 것 같지만 사실은 수입품 소비 장려정책이 된다. 수입품값을 높여 국내시장에 담을 치는 일본의 예와는 딴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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