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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아랍판 냉전구조」 우려/카이로=배정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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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아랍판 냉전구조」 우려/카이로=배정근특파원

입력
199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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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개입 이라크·이란 대 친미국 양분유발”/“후세인 있는한 상황은 계속” 제거 기대/전후 외세에도 신경… 서방예속 가속화 걱정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반이라크 진영을 구축한 친서방 아랍국가들이 걸프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다국적군의 지상전 돌입을 앞둔 상태에서 소련이 평화중재안을 내놓고 이에 대해 이라크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등 사태가 복잡한 상황을 띠어가자 아랍국가들은 새로운 바그다드­테헤란­모스크바를 잇는 협력축이 아랍세계에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궁지에 몰린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의 무조건 철수」를 골자로 한 소련의 평화중재안을 선뜻 받아들일 경우 사담·후세인 대통령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라크의 군사·산업면에서 잠재력이 그대로 보존될 것을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랍지도자들은 소련의 평화노력은 걸프지역에 대한 사실상의 이해개입으로 보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라크에 동조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란이 이라크와 손잡고 모스크바에 기댄 뒤 유럽의 중립적 세력에 동조를 구하게 되는 반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반이라크 아랍국가들은 미국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는 새로운 냉전구조의 출현을 우려하고 있다.

○“확실한 종결 바라”

이곳 한 서방외교관은 『반이라크 아랍국가들은 쿠웨이트 해방뿐 아니라 이라크에서 사담·후세인 정권이 제거되는 「확실한 상황종결」을 바라고 있다』면서 『사담·후세인이 존재하는 한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게 될 것이며 현재 전쟁에 참가한 아랍국가지도자들은 대중들로부터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국가들이 지니는 바그다드­테헤란­모스크바 협력축의 등장 우려는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지난 17일 모스크바로 향하던 도중 사둔·하마디 총리와 함께 테헤란에 들러 아크바르·벨라야티 이란 외무장관과 장시간 만난 데 이어 모스크바에서 귀국하는 길에도 테헤란에 다시 기착,하셰미·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 2시간여 동안 회담한데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반이라크 아랍국가들은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에서 다국적군에 의해 축출된 뒤 걸프 전후의 지역안보와 그에 따른 외세 주둔 등의 또다른 문제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안보체제 논란

이들 아랍국가들은 전후 중동지역안보를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해 놓고 있으나 아랍세계에서는 「외세」인 이란과 터키를 포함시키느냐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주 카이로에서 열린 9개국 아랍 외무장관회담에서 걸프협력기구(GCC) 소속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6개국은 재정을 지원하고 이집트와 시리아가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아랍체제의 구축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아랍정세분석가들은 이같은 순수한 아랍국가들에 의한 안보체제 구축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중동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터키와 이란 등 2개의 비아랍국가나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를 제외시키고서는 지역안정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방측은 새로운 아랍안보체제에 이란과 터키를 포함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으나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보수아랍국가들은 이란과 터키의 참여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집트 등은 이란과 터키가 참가할 경우 지난 50년대 냉전체제의 산물인 「바그다드협정」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그다드협정 재판

당시 미국이 소련에 대항해 이라크 영국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묶어 안보체계를 구축한 「바그다드협정」은 아랍민족주의를 자극,아랍세계에 반서방 무드를 고무시켜 이 여파로 1958년 혁명에 의해 이라크왕정이 붕괴된 역사적 경험이 있는 것이다.

아랍국가들은 걸프전이 종결된 후에도 미 등 서방군이 상당기간 주둔,아랍의 서방예속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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