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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의외로 쉽게 끝날 것” 낙관/다란=윤석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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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의외로 쉽게 끝날 것” 낙관/다란=윤석민특파원

입력
199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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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빨리 전투하고 귀향하자”/시민들,긴장속 일상업무 수행소련의 평화중재안을 바탕으로 휴전을 위한 마지막 외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의 상황은 이미 지상전이 개시된 느낌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 기동부대는 지난 18일 이후 매일 밤 국경선을 넘어 쿠웨이트 영토에 진입,이라크군 방어진지를 교란시키고 있으며 이라크와 다국적군측 쌍방간의 포격전이 가열되고 있다.

더욱이 다국적군의 최전방 전투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일선 지휘관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일방 철수로 6개월이나 준비해온 지상전이 무산될까봐 안달까지 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8일 쿠웨이트를 방어하던 이라크군 전초기지를 습격한 미 제24보병사단은 걸프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 국기를 빼앗았다.

쿠웨이트 국경에서 1·8㎞ 후방에 위치한 이라크군 참호를 공격하는 기동작전을 지휘한 토드·셰릴 대위(29)는 『다국적군의 공중폭격을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위장된 이라크군 참호는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초상화가 여기저기에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셰릴 대위는 또 『2차대전 때 폐허가 되다시피한 소련의 스탈린그라드시 같았다』며 『이라크 진지에는 병사들을 독려하는 내용의 선전포스터가 즐비했고 독일제 방독면의 사용설명서도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방어에 투입된 이라크군은 총 50만명의 대군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1개월간 계속된 공습으로 사기가 저하,전의를 거의 상실했으며 지상전은 의외로 빨리 끝날 것으로 다국적군 수뇌부는 낙관하고 있다.

다란에 있는 다국적군 사령부의 한 작전장교는 『이라크군의 지상작전 능력은 절반이상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다국적군의 야간습격에 대해 이라크군은 공중으로 총을 난사하는 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쿠웨이트 국경의 이라크군 지하벙커 2곳을 폭파한 뒤 귀환한 마이클·톰 대위는 『다국적군의 공격용 헬기가 이라크군 벙커를 집중 공격한 뒤 지상공격을 감행하자 이라크군은 백기를 벙커밖으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중대 병력을 이끌고 이라크 지하벙커 공격에 성공한 톰 대위는 『정복차림의 장교가 투항하자 나머지 52명의 이라크군 병사들도 하늘높이 손을 들고 벙커 밖으로 뛰어나왔다』고 말했으며 AH64아파치 헬기를 조종한 매트·톰슨 준위는 『이라크군이 두더쥐 신세가 된 이상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18일부터 시작된 다국적군의 기습공격으로 이라크군 5백명이 생포된 가운데 사우디 주둔 미군 대변인인 리처드·닐 준장은 20일 공격용 헬기와 지상기습부대를 동원,쿠웨이트 국경지대의 이라크군 진지를 13∼15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그 동안 다국적군의 공습을 지켜보며 다소 긴장이 풀렸던 사우디 국민들은 지상전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이제는 이라크군을 쿠웨이트로부터 몰아낼 때가 왔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프랑크푸르트­카이로­지다를 거쳐 다란에 온 기자는 전쟁에도 불구,사우디 국민들이 여유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란 시가엔 아침부터 사람들이 출근하느라 바삐 움직였으나 시시각각으로 전해오는 전황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듯한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이라크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해 방독면을 들고 다녔으며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고 있었다.

관공서 등도 일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피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으며 호텔에서도 투숙객들에게 사전 대피요령을 알려주었다.

다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라크군 무조건 쿠웨이트에서 철수해야 된다』며 『지상전이 벌어지면 용감한 우리 군대를 비롯,다국적군이 이라크군을 격파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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