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음력 정초에는 복술가 등 점쟁이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게 마련이다. 사회가 어수선하고 시국이 어려울수록 관상과 수상의 대가들을 수소문해서 찾아가거나,뒷골목의 역술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진다.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보라빛 꿈과 기대 속에 살기 때문에 미신에 빠지기 쉽다』고 파스칼은 말한 바 있다.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가지의 미래의 공백에 기대를 걸고 관상과 미신에 현혹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철학관」 등 갖가지 간판을 내걸고 점괘를 보는 밀집된 곳으로는 성북구 미아리고개가 가장 이름나 있다. 줄잡아 80여 개 업소쯤 된다. 특히 입시철이나 선거철에는 문전성시다. 관상,수상,사주를 보는 사람은 전국에 20만쯤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종류의 책자만도 2백70여 종류에 이르고 있으며 그 중에도 토정비결은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난관에 부닥쳤을 때 초인적인 점성술이나 복술에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토르·위고는 『아무리 유명한 점술가도 주어진 운명을 알 수는 있어도 바꿔놓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모르는 편이 더 마음 편하다』면서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자기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음력설에 고향에 내려갔던 집권당의 최고위원이 경남 함양에 사는 관상가를 찾았다고 하여 입방아를 찧고 있다. 측근들은 관상가와는 집안간으로 특별한 대화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맨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모름지기 관상보다는 불여심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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