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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인과 유대인/풀수없는 갈등… 끝없는 전쟁만(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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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인과 유대인/풀수없는 갈등… 끝없는 전쟁만(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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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의 뿌리… 두 민족의 역사적 배경과 실태/48년 이스라엘 건국 불씨/“잃은 땅 찾자” 팔 항쟁 계속/유대인 600만 미 거주… 정치·경제 세력화/팔인 4차례 전쟁으로 중동 전역 이산걸프전쟁의 근저에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들간의 뿌리깊은 갈등이 흐르고 있다. 이 전쟁이 어떤 식으로 끝나든간에 양민족은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전쟁」은 끝도 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대인과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중동분쟁의 뿌리인 이 두 민족의 역사적 배경과 실태를 심층취재한 일본 유력 시사주간지 「아에라」의 최근 보도내용을 요약,정리한다.<편집자주>

▷유대인◁

유대인은 전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강한 단결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 걸프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내 유대인의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월1일자 뉴욕타임스지에는 전 미 유대인위원회 명의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그 성명서 밑에는 데이비드·딘킨스 뉴욕시장을 비롯,일본계와 이탈리아계,필리핀계 미국인들과 기독교 목사 등 1백50명 이상의 저명인사 이름이 나란히 게재돼 이스라엘 지지에 대한 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걸프전 개전 후 첫 휴일이었던 지난 1월20일과 21일 한 유대인협회 뉴욕지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긴급지원기금을 모집했다.

이틀 동안 8천8백38명으로부터 5백80만달러의 기부금이 쌓였다.

미국내 유대인들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현재 미국에는 이스라엘 본국보다 2백만명 정도가 더 많은 약 6백만명 가량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다. 그 중 30% 정도가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다.

인구비례로 보면 유대인은 뉴욕주 전체인구의 10.3%,미국 전체의 2.5% 정도에 불과하나 하원의원 31명과 상원의원 8명이 유대계로 전체의원수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유대인이 미국에서 막강한 정치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유대인사회관계협의회의 한 간부는 우선 유대인들이 뉴욕을 선두로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오하이오 등 대통령선거인이 많은 주,특히 인구가 많은 도시에 집단적으로 모여 있다는 점을 들었다. 뉴욕주의 경우 인구비례로는 10% 정도이나 유권자 비율로는 20%가 된다.

80년도 인구조사에 의하면 고졸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뉴욕주의 경우 32%였지만 유대인은 70%나 됐다.

또 연간수입이 2만달러 이하인 가구가 뉴욕주의 경우 전체의 3분의2 가까이 됐는 데 비해 유대인 가구는 4분의1밖에 안 된다.

반면에 연간수입이 5만달러 이상인 가구는 전체의 5%인 데 비해 유대인은 20% 이상일 정도로 유대인들은 고소득층을 형성하고 있다.

유대인은 그만큼 교육수준과 경제력에서 앞서고 있다.

미국내 유대인사회는 자신들의 생존기반을 마련한 중동의 정책수립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미국 정치인들이 미국내 유대인들의 강력한 정치·경제적인 기반을 의식,유대인의 이익에 배치되는 정책을 쉽게 채택하기 어려운 데다 중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단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국내의 아랍인은 약 3백만명이고 이슬람교도는 9백만∼1천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조직력이나 경제·정치적 영향력에 있어서는 유대인들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미 아랍관계 위원회측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유대인들간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통파」와 「보수파」 「개혁파」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데다 소련 등으로부터 집단이주하고 있는 유대인들은 종교적인 연대감이 거의 없어 이념이나 주장 등이 점차 이질화·다양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국가이익에 대해서만은 거의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강한 응집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은 중동의 한 모퉁이에 서방세계의 거점을 계속 구축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은 약 1천3백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

걸프전이 장기화될수록 이번 전쟁의 근원은 영토문제나 석유이권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문제라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19세기말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지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시작됐지만 본격화된 것은 지난 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주거지역에 국가를 세운 후부터다.

그때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의 유랑과 대이스라엘·대미 항쟁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쿠웨이트 철수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연계시킬 정도로 이 문제는 중동분쟁의 뿌리가 되어왔다.

지난 64년 5월에 개최됐던 제1회 팔레스타인 국민회의가 채택한 「팔레스타인 국민헌장」은 팔레스타인인의 정의를 「1947년까지 정상적으로 팔레스타인에 거주하고 있던 아랍주민과 그의 자손들 및 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추방당했던 자와 계속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했다.

유대인들의 시오니즘운동이 유대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했던 팔레스타인지역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던 황무지가 아니고 팔레스타인인들이 2천년간에 걸쳐 생활해왔던 땅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건국과 제1차 중동전쟁의 결과 수십만 명이 고향에서 쫓겨나 난민이 되었다.

지난 67년 제3차 중동전쟁의 결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정착해 살던 팔레스타인 유민들 중에 약 19만명 정도가 요르단강 동쪽으로 피란,이미 그곳에 살고 있던 약 20만명과 함께 난민화되어 유랑 팔레스타인인은 더욱 늘어났다.

그들 중 일부는 걸프지역의 산유국에서 비즈니스맨이나 은행원·관리 등으로 성공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유엔 산하 구호기관의 배급에 의존하는 어려운 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자각이 점차 일어 팔레스타인지역으로의 복귀와 팔레스타인인의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민족대의」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지난 87년말부터 시작된 저항운동인 「인티파다」는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팔레스타인인의 고난에 대한 동정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88년 1월 팔레스타인의 국회인 팔레스타인 국민회의는 국가의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스라엘은 강했고 세계는 냉담했다. 때문에 유랑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좀더 강하고,좀더 유능하고,좀더 경제에 밝도록 교육을 받아왔다. 그 과정은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그러한 교육을 받았던 유대인들과도 역설적으로 비슷하다.

아랍의 정치계,경제계,문화계 등에서 비교적 상류층에 속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의외로 많다. 이같은 점은 걸프지역 국가들의 사회구조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아랍국가에서 최상류 계층은 돈을 쥐고 있는 현지인들이지만 그 바로 밑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유능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수완이 좋은 이집트인들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저항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및 점령지역에 가장 많은 2백1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 요르단에 1백12만명,레바논 39만명,쿠웨이트 32만명,사우디아라비아 25만명,시리아 24만명,이집트와 이라크 각 4만여 명,리비아 2만5천명 등 주로 중동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유대인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에 주로 살고 있는 반면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중동 이외의 지역에는 34만여 명이 살고 있을 뿐이다.

한 팔레스타인 지식인은 『인티파다는 단순히 청소년들이 중무장한 이스라엘군인들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팔레스타인인의 머리 속에서 노예적인 사고를 쓸어내는 신세대에 의한 새로운 저항운동이다』라고 강조한다.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도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각종 분파가 있다. 온건파인 「종교적 관용 추진을 위한 이슬람사회」란 단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도 역시 유대인들과 같이 독립국가 설립이라는 대의에 있어서는 굳게 단결되어 있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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