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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잦아 국정 차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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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잦아 국정 차질(사설)

입력
199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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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들어 개각 등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지나칠 정도로 잦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물론 수서사건과 같은 일로 장·차관 등 관계책임자들을 문책조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여기서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문책인사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고위직에 대한 인사를 너무나 빈번하게 단행함으로써 행정과 정책추진의 단절과 공백이 생기고 공무원사회의 분위기가 이완될 뿐더러 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마저 크게 흔들리는 등 많은 부작용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정부에 대해 보다 진지한 국정운영자세와 확고한 인사관리정책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민주정치는 책임정치다. 그러기에 국정 최고운영권자가 장·차관 등이 수임 맡은 국정수행에 태만하거나 직권남용 등 불법과 시행착오를 저질렀을 때 책임을 묻고 수시로 새로운 내각체제를 갖추는 것은 다른 어느 일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바른 인사,성공적인 인사는 반드시 타이밍(시기)과 적재적소의 기용이 생명임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시기를 놓치거나 적재를 고르지 못한 인사는 오히려 단행하지 않는 것만 못 한 것이다. 타이밍만 해도 적절한 시기에 개각을 했을 때 관계의 분위기 일신과 함께 이미지 쇄신으로 흐트러진 민심을 어느 정도 수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재임기간이다.

흔히 선진민주국가에서 장관의 적정한 재임기간은 최소한 2년으로 잡는다. 1년은 업무파악과 함께 정책방향을 모색하고 2년째부터 경륜을 바탕으로 행정지도력을 발휘한다는 논거다. 하지만 1988년 2월25일 6공출범 이래 지금까지 3년 동안 10차례에 걸친 대소개각을 단행,국무총리가 3명이나 교체되고 경제정책의 총책임자인 부총리는 4명이나 바뀌었다. 총리는 평균 매년마다,부총리는 9개월마다 바꾼 셈이다. 단명은 부총리뿐인가. 상공과 과기처 장관 등도 4명이나 교체됐다. 전체적으로 각료들의 수명은 최단 6개월에서 통상 1년 선이다. 경제각료의 경우 업무파악도 엉성한 데다가 안정되고 일관성있는,특히 장기적인 경제정책을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료의 수명이 이 정도니 장관들에게 책임감과 소신과 철학이 담긴 업무추진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장·차관의 잦은 교체가 가져오는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본인들의 몸조심은 말할 것도 없고 공무원들 역시 무사안일의 타성 속에 무슨 지시를 내려도 눈치 살피기와 보신에만 급급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귀중한 인재를 1년 정도 단기 소모용으로 남용함으로써 국가적으로도 막중한 손실을 초래케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6공의 이같은 빈번한 개각은 원천적으로는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단임이라는 한시적인 통치권 행사라는 초조감,그리고 권력의 누수현상,레임덕현상에 대한 견제의 일환으로 고위직에 대한 잦은 인사권 행사를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고위직 인사와 관련,간곡히 당부하고자 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처음부터 최대한 적재를 적기에 기용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힘겹게 기용했을 경우 큰 시행착오가 없는 한 일관성있는,또 소신있는 정책추진을 할 수 있게 1∼2년 이상의 임기를 확보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삼 노 정권에 대해 인사는 바른 통치와 정치의 80% 이상이란 점을 충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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