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씨는 전과있어 감형 안돼/시국사범 제외… 반발·부작용 우려정부가 노태우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특별사면·감형과 함께 가석방·가퇴원시키기로 한 1천8백78명에 이·장 부부 어음사기사건의 이철희씨(68)와 새마을 비리사건의 전경환씨(48)가 포함돼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씨는 부인 장영자씨(46)와 함께 이·장 사건으로 구속된 32명 중 지금까지 감형이나 병보석을 받지 않고 복역해왔으며 전씨는 5공비리로 구속기소된 47명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인물이다.
정부의 특별감형에 따라 징역 15년이 확정돼 8년9개월째 복역중인 이씨의 경우 잔여형기가 반으로 줄어 3년2개월만 더 복역하면 된다. 또 징역 7년중 2년10개월을 복역한 전씨는 2년1개월의 잔여형기를 남기고 있다.
그러나 특별감형에 따라 이씨는 당장이라도 법무부 내부지침(형기의 3분의2 이상 복역)에 의해 가석방될 수 있으며 전씨도 4개월만 지나면 역시 형기의 3분의2 이상을 복역한 것으로 돼 가석방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들은 빠르면 올해안,늦어도 노 대통령의 임기중 가석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무부는 이들이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해온데다 「초범으로 형기의 3분의1 이상을 복역한 일반형사범」으로 특별감형 요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다른 대상자들과 똑같이 조치한 것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뿌리를 뒤흔들어 놓은 대규모 어음사기사건의 장본인이고 전씨는 5공비리사건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조만간 가석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특별감형은 국민들의 법감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영자씨는 89년말부터 지병인 출혈성위궤양 기관지 결석 등이 악화돼 수형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78년에 문화재보호법위반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 때문에 초범에게만 적용되는 특별감형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주 여자교도소에 복역중인 장씨는 병세가 어느 정도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5공비리 주역 중 가장 중형을 선고받고 영등포교도소에 복역중이며 최근 전 전 대통령 하산 이후 형수인 이순자씨가 면회를 가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광복절 45주년에 가석방된 염보현 전 서울시장(59)과 최열곤 전 서울시교육감(61)도 이번에 특별사면됨에 따라 염씨는 6개월,최씨는 4개월의 잔여형기에 대한 집행이 면제돼 모두 복역한 것으로 간주된다.
전씨 등 5공비리관련자에 대한 이번 조치는 전두환씨의 하산 등 정치권의 분위기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특별사면 감형조치는 6공 들어 4번째이며 규모는 2번째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른바 시국사범들은 『인도적 차원에서도 고려할 점이 없고 개전의 정도 엿보이지 않아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에서 문익환·임수경·임종석·서경원·문규현씨 등 밀입북사건 관련자들도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결국 노 대통령의 임기내에 전씨가 풀려나고 이·장 사건의 장본인인 이씨마저 당장이라도 가석방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함으로써 양심수 석방요구가 더 거세지고 정부의 비리척결의 의지가 미흡하다는 비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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