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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입지 “갈수록 사면초가”/고르비­아지즈 회담 결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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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입지 “갈수록 사면초가”/고르비­아지즈 회담 결과 의미

입력
199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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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 서방 화해체제 깨질까 적극개입 꺼려/“철군이냐 지상전이냐”… 이라크 결단만 남아걸프전쟁 종식을 위한 마지막 평화협상으로 간주되는 모스크바회담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8일 타리크·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현 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방안을 제의함으로써 최후의 선택은 결국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3시간반 가량의 회담에서 아지즈 외무장관에게 소련은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무조건 철수하라는 유엔결의안 제660호를 준수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같은 제안 이외에 이라크측에 종전 이후의 현 정권 유지보장 등 「모종의 제의」를 한 것으로 분석되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지즈 장관은 소련의 마지막 정치적 해결방안에 대해 일단 「건설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후세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밝히지 않고 19일중으로 이에 대한 회신이 있을 것임을 소련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가 과연 소련의 제안을 받아들일는지의 여부는 현재로서는 판단키 어려우나 일단 이라크는 미 주도 다국적군의 지상전이 임박한 현시점에서 「무조건 철군이냐 결사항전이냐」하는 양자택일만 남은 것임은 분명한 셈이다.

소련은 전후 중동질서 구축에 참여,그 「지분」을 배분받길 원하고 있으나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의 화해체제를 깨트리면서까지 이라크가 제의한 조건부 철군안에 동조할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후세인의 제의를 「속임수」라고 규정하면서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서방측의 경제원조가 절실한 소련으로서는 미국의 의사를 존중하는 선에서 이라크의 양보를 받아내길 원하고 있다.

이라크로서도 최근 유엔 주재 대사가 『이라크는 쿠웨이트 철수와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가자지구 및 요르단강 서안에서 철수하는 것』을 꼭 연계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며 이라크가 내건 조건들은 「조건」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계획이라고 밝혔듯이 선 철군에 따른 후 보장마련의 명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쟁에서 중재자임을 자처하는 이란의 라프산자니 대통령도 이날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 이라크가 전황이 갈수록 불리해짐에 따라 철군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부시 대통령이 천명했듯,이라크가 내건 어떠한 조건들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나아가 후세인 대통령이 권좌에서 축출돼 전후 중동질서 구축에 「불씨」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금까지 걸프전쟁에서 엄청난 무력을 동원했으며 일부 희생자까지 난 상황에서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는 것만을 얻는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을 내심으로 하고 있는 듯하다.

즉 미국은 후세인의 제거만이 자국주도하에 새 중동질서를 구축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소련의 이 지역 영향력을 저지하는 계기도 되는 등 소위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세계질서 개편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이라크의 최후선택과 미국의 지상전 개시가 어떠한 시간차로 이루어질는지는 현재까지는 알 수 없으나 앞으로 2∼3일 안에 결정적 운명의 순간이 도래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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