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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아트사 경영위기 “충격”(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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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아트사 경영위기 “충격”(해외경제)

입력
1991.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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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매출 전년비 2.9% 하락/10년 지난 구모델 「우노」 고집으로 수익도 55% 감소유럽자동차업계의 총아였던 이탈리아의 피아트사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시장에서마저 점유율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수익률 감소를 경험했다.

대부분의 유럽자동차 제조업체가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전에 볼 수 없던 불황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피아트의 위기는 이같은 외부환경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피아트사가 최근 밝힌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업계 및 금융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89년에 비해 매출액이 2.9% 떨어졌으며 영업이익은 55%나 감소한 것이다.

금융·보험·소매업 부문을 다 합쳐 총매출액이 8.4% 증가함으로써 그나마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지만 자동차를 대표적 업종으로 꼽고 있는 피아트의 수뇌진들에겐 굴욕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피아트가 침체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이탈리아 국내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국내시장점유율은 53%로 89년 57%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실적만으로도 48%에 머물러 사상 최초로 50%를 밑돌았다.

2위를 차지한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점유율이 8.1%로 아직 피아트를 위협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89년의 6.5%에서 큰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큰 문제.

피아트는 지난 80년대 중반 란치아 및 알파로메오를 흡수 합병,「피아트제국」을 이룩했었다. 국내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후 폴크스바겐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는 국제시장,특히 유럽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주력했다.

실제로 88년에는 유럽시장에서 폴크스바겐과 거의 맞먹는 점유율을 차지함으로써 피아트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유럽시장점유율이 89년보다 0.7% 하락한 14.2%에 머물렀으며 총판매대수도 5.1% 떨어진 2백13만대에 그쳤다. 이같은 영업부진은 상품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미 포드의 유럽자회사나 프랑스의 푸조 등은 의욕적으로 새 모델을 개발해 오고 있는 반면 피아트는 개발된지 10년이 지난 「우노」를 주력차종으로 고집하고 있다. 이밖에 중형인 「티포」와 「텐프라」 등이 분투하고 있으나 고급차 분야에서는 벤츠나 BMW 등과 대적할 만한 무기가 없다.

또 유럽에서 최근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4륜구동 승용차형 미니밴이 없다는 것도 큰 약점. 로봇의 대량도입 등으로 품질은 향상되고 있으나 서비스를 포함한 총체적인 품질관리면에서는 아직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피아트는 자동차영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동차부품·통신기기·철도차량·농업기계부문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다각화도 수렁에 빠진 피아트를 구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밀라노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피아트가 아무리 경영다각화를 통해 자동차에서의 손실을 메우려 해도 92년말까지는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아트사는 현재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일시 해고를 중단할 것을 검토하는 한편 새로운 공장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등 수요회복에 노력하고 있으나 피아트병은 점차 깊어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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