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전제」 변경이 관건/모종 새 제안 내놓을듯/미도 지상전 연기 소 요청 확인… 실낱 기대타리크·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17일 미하일·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바그다드를 출발했다. 고르바초프아지즈 회담은 ▲이라크가 조건을 붙이긴 했으나 철군을 일단 시사한 후에 열린다는 점 ▲걸프전 종전에 가장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련이 마지막 중재에 나선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즉 걸프전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이라크의 지난 15일 조건부 쿠웨이트 철군제의에 소련의 노력이 크게 작용한 데다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에 쿠웨이트 철수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소련은 이번 걸프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라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었다.
소련과 이라크는 이번 회담에서 다국적군과 이라크군 양측 모두에 상당한 피해를 가져올 지상전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향후 중동평화정착 방법 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련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의거,「이라크의 쿠웨이트철수」가 기본입장임을 거듭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가 과연 지난 15일의 전제조건을 변경할지가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16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련이 이라크의 철수를 요구하는 다국적군 입장을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기대는 지난 14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서한에 근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와 관련,이라크 외교공세로 걸프전과 관련해서 미소간 유대에 어떠한 균열도 없을 것이라는 새로운 확신을 소련측으로부터 받았다고 확인했다.
소련 지도부와 16일 회담한 유럽공동체(EC) 각료들도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이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라크의 쿠웨이트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라크의 지난 15일 조건부 철수제의를 「평화를 향한 중대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가 조건을 들어 실망을 표현했던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조건들을 이라크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라크의 태도이다. 계속되는 다국적군의 엄청난 공습으로 궁지에 몰린 이라크는 어떤 식으로든지 지상전을 지연시키거나 회피해야만 할 형편이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는 자신의 체면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쿠웨이트 철수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분석은 미 백악관이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마칠 때까지 지상전을 연기해 달라는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서한을 받았다고 확인한 점이나 미 국무부 관리들이 걸프전의 다음장은 모스크바에서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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