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총리등도 이미 참고인 조사/이원배의원,1억9천만원 목욕탕 숨겨국회의원 5명을 비롯한 7명을 16일 추가구속한 검찰은 이날 밤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함으로써 수서택지 특혜공급 결정과정에 대한 국가최고기관의 외압여부 규명에 나섰다.
검찰은 당초 청와대관련자들은 조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이 부분에 대한 조사절차없이 사건수사를 마무리할 경우 국민들의 의혹이 오히려 증폭될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소환조사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는 의원들의 구속으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68)이 이원배 의원(59)을 통해 평민당에 희사했다는 정치자금의 실체와 용도,정확한 금액문제가 새로운 불씨로 커져가는 양상이다.
○…16일 하오 9시10분께 검은색 로얄살롱 승용차에 나란히 타고 삼청동 검찰안가에 도착한 김종인 경제수석비서관과 이상배 행정수석비서관은 대기하고 있던 사진기자들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뜨리자 몹시 당황한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직행.
이에 앞서 하오 8시30분께는 수사검사 4명이 흰색 스텔라 승용차 편으로 도착,신문사항을 정리.
○…최명부 대검 중수부장은 16일 상오 9시40분께 기자들과 만나 이승윤 부총리,민자당의 김용환 전 정책위의장,서청원 제3정책조정실장,김운환 의원 등 4명을 15일 하오 10시께 삼청동 검찰별관으로 소환,당정회의 개최경위 등을 조사했다고 공개.
○…15일 밤 10시10분께 삼청동 소재 검찰안가에 나타난 이 부총리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가족의 차로 보이는 르망승용차를 타고 온 뒤 안가 입구에서 운전자를 시켜 5분여 동안 기자들이 있는지 주위를 살피게 한 후 빠른 속도로 차를 몰아 들어갔다는 것.
이 부총리는 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은 뒤 16일 0시25분께 수사관들과 함께 다른 차를 타고 조심스럽게 귀가.
○…검찰이 삼청동 안가로 이 부총리 등 4명을 극비리에 소환,조사한 것을 끝으로 수서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조사 이 부총리 등에 대한 조사는 해명차원의 「요식행위」라는 해석이 분분.
한 검찰관계자도 『어차피 여론은 검찰수사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의혹을 파헤치리라고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지만 너무 예상된 수순에 따라 수사가 종결되는 것 같다』고 검찰의 한계를 지적.
○…검찰은 16일 상오 11시20분께 김동주 의원(민자) 등 의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한 뒤 하오 2시께 이원배 의원(평민)과 장 전 비서관 등 3명에 대해 추가로 영장을 청구.
검찰관계자는 『낮에 구속을 집행키 위해 영장이 정리된 순서대로 청구했다』며 『이원배 의원의 경우 수뢰액수가 많아 기록정리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
○…검찰은 평민당 이원배 의원이 3차례에 4억3천만원을 받아 이중 2억원을 총재특보인 권노갑 의원을 통해 당비로 냈다고 진술했는데도 구속영장에는 2억3천만원만 받은 것으로 기재.
○…이 의원은 당에 헌납한 2억원 외의 2억3천만원 중 1억9천만원을 자택목욕탕에 숨겨 놓았다가 적발되자 해명에 급급.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은 검찰조사 도중 의원들에게 뇌물을 건네준 부분을 진술하다 모 의원을 『어휴 그 깡패』라고 표현하며 몸서리치더라고 한 수사관계자가 전언. 또 모 의원에 대해서는 평소 전혀 면식도 없는 처지에 돈을 내놓으라고 강요했다며 『나쁜×』이라고 욕설까지 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정 회장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정치생명이 끝날 의원들이 더 있을 것 같다』고 썩은 정치판을 개탄.
○…검찰은 16일 하오 4시5분께부터 5분 간격으로 이태섭·김동주·김태식·오용운 의원 순으로 구속영장을 집행.
○…첫번째인 이태섭 의원은 비교적 침착한 자세로 『똑같은 내용의 민원이 다시 들어와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
이 의원은 그러나 구치소로 가는 차 안에서는 『이제 정치생명은 끝났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한탄했다고 동행한 수사관이 전언.
○…김동주 의원은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나는 분명히 수서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재판과정에서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
김 의원은 또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더 큰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하기도.
○…김태식 의원은 『검찰에 올 때 밝힌 심정과 똑같다』며 혐의사실은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뭘 인정하느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정치적 보복이라고 생각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
○…네 번째로 구속집행된 오용운 의원은 초췌한 모습으로 『죄송합니다』라고만 대답.
○…하오 5시께 구속집행된 이원배 의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1억9천만원은 돌려주려고 보관중이었으며 검찰에 소환된 즉시 임의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당비로 냈다는 2억원에 대해 『정 회장이 당비로 써달라고 헌금한 것』이라며 『김대중 총재도 정 회장이 2억원을 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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