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총리 검찰에 불려가 「경질신호」로 추측/“하필 똑똑한 이 국장 구속이냐” 망연자실도/조흥은 김 행장 연임가능성 더욱 희박해져검찰의 「수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설날 연휴기간중 건설부 국장이 전격 구속되고 부총리가 소환조사를 받는 등 「뜻밖의」 사태가 발생하자 경제부처 직원들은 서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밖에서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앞으로 있을 개각 등과 관련,사태 진전상황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
금융계에서도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정기총회에서 이번 사건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승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15일 하오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수서지구관련 당정회의 참석배경 등에 관해 검찰에 불려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데 대해 경제기획원관계자들은 『참고인 조사이긴 하지만 현직 부총리가 검찰조사를 받은 건 매우 의외의 일』이라며 『당시 참석자들도 많았는데 이 부총리가 먼저 불려가게 돼 모양이 별로 좋지 않다』고 불편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 부총리는 이날 집에서 쉬다가 갑자기 검찰의 연락을 받고 나갔기 때문에 이 사실을 기획원 간부들도 뒤늦게야 전해들었는데 이 부총리는 『당정회의 참석자는 왜 조사하지 않느냐는 여론 때문에 조사받은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
기획원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조사가 조만간 있을 개각에 이 부총리가 대상이 되느냐의 여부를 말해주는 신호가 아니겠느냐고 분석.
○…수서사건과 관련,의외의 인물인 이규황 국토계획국장(전 토지국장)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자 건설부 직원들은 믿기지 않는 듯 어리둥절해 했다.
김대영 차관과 이동성 주택국장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뒤 금품수수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안도했던 건설부 직원들은 16일 이 국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하필이면 이규황 국장이냐』며 망연자실.
건설부 직원들이 이 국장의 수뢰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가 건설부에선 젊고 똑똑한 엘리트 중의 한 사람으로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토지공개념의 골격을 세우는 등 뇌물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건설부 직원들은 『이 국장이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을 만난 것이 악연이었다』며 촉망받던 이 국장의 구속을 안타까워했다.
건설부 직원의 수뢰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장관의 인책설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던 직원들도 이 국장의 구속에 이어 이상희 장관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자 『이젠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며 장관 인책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한보그룹 계열사의 부도 막기에 지난 1주일간을 정신없이 보내온 금융계는 검찰의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금융계로까지 확대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 동안의 긴장과 우려를 풀고 안도하는 분위기.
그러나 수사대상에선 제외되더라도 곧이어 19일부터 본격화하는 정기주총에 수서사태의 여파가 인사이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대부분이 보고 있다.
특히 수서사태의 핵심인 한보주택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마침 김영석 행장의 임기가 만료돼 연임이냐,새로운 행장의 등장이냐를 놓고 한 달 동안 말이 많았는데 이번 사태로 김 행장의 연임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
○…국세청은 설날 연휴중인 14,15일에 이어 16일에도 본청 및 서울청 조사국·재산세국 요원 20여 명이 출근,한보그룹의 수서택지 매입·매각에 관련된 막바지 탈세확인작업을 계속했다.
국세청관계자는 수서택지의 원소유주 55명과 주택조합관계자에 대한 실제 거래가 확인이 90% 이상 끝난 상태라고 밝히고 현재 마지막 계수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내주중에 정확한 세액 등이 공식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조합에 대한 수서택지 공급이 전면 백지화된다면 한보에 1백20여 억 원을 부과키로 한 특별부가세는 아예 과세근거를 상실,역시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보에 특별부가세를 물리기로 한 국세청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특별분양이 취소된다면 한보의 수서땅은 결과적으로 서울시에 수용당하게 되고 이에 따라 한보도 조세감면규제법상의 「공공기관에로의 수용」에 해당,설사 양도차익이 발생해도 1백% 감면돼 낼 세금은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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