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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늪 조기탈출」 다각모색/국면전환 꾀하는 정가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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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늪 조기탈출」 다각모색/국면전환 꾀하는 정가표정

입력
1991.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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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YS “정국수습 중대결단”/평민/강공 「대리점」에 걸려 주춤/민주/상기된 분위기 진정 장기전 전환○…민자당은 「수서 늪」으로부터의 조기탈출을 위해 다각적인 국면전환 「메뉴」를 모색하고 있으나 워낙 가닥을 잡기 힘든 형국이어서인지 이날도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 이같은 사정을 반영,김영삼 대표는 이날 당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설날 연휴기간중 여러 가지를 심사숙고,정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결단을 내리겠다』며 모종의 정치수습 복안을 강구중임을 숨기지 않아 큰 관심.

김 대표는 특히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이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이라며 조기총선설 등 최근의 당내 동요를 경계한 뒤 『당원들의 지혜를 빌려달라』고 이례적 주문도.

반면 회의에서 의원들은 집권여당의 위기관리능력과 정국주도력의 결핍을 지적하는 강성발언들이 줄을 이어 이번 사건이 어떤 식으로 매듭되든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

신상우 의원은 『당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심기일전」 「전화위복」 운운했지만 한번도 실천적 행동이 뒷받침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차제에 당무위원들이 일괄사퇴,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자』고 제의. 박용만 의원은 『13대 국회 들어 이미 8명의 의원이 구속되고 수서사건에도 몇몇 의원이 연루되는 등 정치권이 제헌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구국을 위해 합당했다 해놓고 소기의 성과도 없이 스스로 비화해야 하는 처지』라고 자탄.

박 의원은 또 수서 연루 의원들의 결백 주장을 겨냥,『죄가 없으면 가만히 있으면 되고 검찰에서 소환하면 떳떳이 조사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구차하게 변명하는 듯한 인상을 줘선 안 된다』고 힐난.

이와 달리 남재희 의원은 『현시점에서 당무위원 일괄사퇴는 자성인상보다 책임회피 제스처로 비쳐질 우려가 크다』고 반대한 뒤 『검찰수사 발표 후 당수뇌부가 정치권 신뢰회복방안과 관련한 굵직한 명제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

이같은 당회의를 지켜본 당내 시각은 김 대표의 결단내용에 궁금증을 표시하며 『청와대측과 상당한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는데 『지자제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이번엔 반드시 당정간 위기대처능력과 국정추진력의 줄기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

○…평민당은 의혹의 진원지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는 등 적극공세를 취하는 듯했으나 이원배 의원의 한보철강 대리점 알선이 사실로 밝혀지자 또다시 주춤하는 모습.

이날 상오에 열린 당직자간담회에서는 이 의원 문제가 집중거론되었는데 침통한 모습이 역연.

이에 따라 평민당은 박상천 대변인의 입을 빌려 수사의 초점이 국회 쪽에 모아지고 있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한 뒤 수사의 추이를 지켜보고 구정 연휴가 끝난 뒤에 본격적인 대응책을 강구키로 결론.

박 대변인은 『분노와 우려의 눈으로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경찰이 청와대에 대한 수사를 장병조 전 비서관 한 사람으로 축소하고 국회 건설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려 든다면 이는 청와대 비리를 국회 비리로 왜곡시키려 드는 처사』라고 주장.

박 대변인은 이어 『뇌물외유건에 이어 이번에도 정부 비리를 은폐하고 국회의원에게 수사력을 집중함으로써 정치권을 파괴시키려 드는 음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요청에 대해서는 『좀더 두고보자』며 언급을 회피.

한편 당내에서는 이 의원 문제가 계속해서 말썽의 초점이 되자 이 의원에 대한 부정의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는데 평민당이 서울시와 건설부에 보낸 협조공문 역시 이 의원 당초 주장대로 정상적인 민원처리 절차를 밟지 않고 이 의원이 총무국에 공문을 가지고 가 총재 직인을 받아 발송한 것으로 밝혀져 더욱더 이 의원에 대한 의혹을 증폭.

○…민자당은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수서사건의 「확전방안」을 강구,지나친 정치공세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이부영 부총재의 제의를 수용해 차분하고 장기적인 대응으로 당방침을 선회.

이날 회의에서 이 부총재는 『구호로만 조기총선·국회해산 등을 외치면 당의 실질적 한계만 노정하게 된다』고 그 동안 한껏 상기돼왔던 당내 분위기에 제동.

이에 이기택 총재도 회의 시작 당시의 격앙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뒤 『설날 연휴를 지낸 뒤 주요도시를 돌면서 「수서사건 진상보고 및 규탄대회」를 열자』며 실무형식의 장기전을 지시.

민주당은 이에 따라 「노태우 대통령에 보내는 공개서한」 발송도 일단 연기키로 결정.<이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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