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으로 요르단·모로코등서/저소득층·청소년들 중심 교세 날로 확장/배지·달력에 찬가까지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공습을 한 달 가까이 버텨오고 있는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아랍민중들의 우상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이 전체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요르단에서는 사담·후세인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으며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광신적인 「사담교도」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 같은 「사담열풍」은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대한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지난달말부터 요르단을 휩쓸기 시작해 지금은 모로코 튀니지 등 북부아랍(마그레브) 국가들에까지 번져가고 있다.
인구 3백70만명의 요르단 수도 암만에는 요즘 사담·후세인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인기다.
사담·후세인의 초상화를 차창에 부착한 버스나 택시가 거리를 질주하고 「사담스티커」가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레코드 가게에서는 요즘 새로 나온 「사담찬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신생아의 이름을 「사담」이라고 짓는 게 유행이 된지는 이미 오래이다.
이 같은 「사담열기」로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업소가 몰려있는 곳은 암만 중심가인 알 후세인 광장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알 아프가니 상사」.
서너 명의 고객만 들어서도 꽉 차는 이 작은 선물가게 안 진열장에는 높이 20㎝의 목각 스커드미사일 모형에서부터 조그만 「사담 배지」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걸프전 기념품들이 있으며 사담·후세인의 초상화가 그려진 T셔츠와 적·백·흑의 이라크 깃발이 수없이 걸려 있다.
가게주인 파우드·알·아프가니씨(43)는 『걸프전쟁 이전에는 정당의 선거벽보다 배지 등을 만들어 팔았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사담 배지나 스커드 모조품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기념품에는 대개 사담·후세인을 찬양하고 조지·부시 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문구가 들어있다.
스커드미사일이 그려진 T셔츠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알 후세인(스커드의 개량형)이 최고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으며 사담·후세인의 초상화가 들어있는 배지에는 「부시올해의 겁쟁이」 또는 「이스라엘은 암적존재알 후세인이 치료약」 등의 갖가지 글귀가 적혀있다.
이 가게에서 최근 새로 선보인 상품 가운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은 1백달러짜리 미화 모조지폐. 이 가짜 미화는 진짜 돈의 한가운데 있는 프랭클린 사진을 도려낸 뒤 사담·후세인의 사진을 붙이고 발권국가표시를 미 합중국 대신에 이라크 합중국이라고 고친 뒤 복사한 것으로 가격은 10장에 1디나르(약 1천원).
「후세인 배지」나 「스커드 브로치」 「스커드 열쇠고리」 「스커드 목각모형」 등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2디나르에서 5디나르까지 천차만별이다.
사촌형인 아프가니씨를 도와 이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타레크·아프가니씨(28)는 『요즘 하루 평균 1천개 이상의 물건을 팔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 17일(걸프전 발발일) 이전에 비해 3∼4배 이상 오른 매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총 수입금의 50%를 의용군이나 팔레스타인 극빈자를 돕는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다』면서 『전쟁으로 장사가 잘 돼 기쁘긴 하지만 무고한 이라크의 형제들이 죽어가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알 아프가니상사 근처에서 노점상을 경영하는 조지·하나드씨(40)도 사담·후세인과 후세인 요르단 국왕의 컬러초상화가 들어있는 달력이나 포스터,그리고 스티커 등을 팔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는 『전쟁 전에는 누르왕비의 컬러사진이 담긴 스티커가 잘 팔렸었는데 요즘에는 사담(후세인)의 초상화가 제일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이 점포 안에서 우연히 만난 한 중학생은 「사담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대뜸 가방 안에서 사담·후세인의 스티커가 붙어있는 노트 한 권을 꺼내 흔들며 『사담,넘버원』이라고 외쳤다.
이런 현상들은 사담·후세인이 요르단인들의 마음 속에 「아랍의 영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번영하는 것이다.
요르단인들은 사담에 대한 지지에 반비례해서 미국에 대한 반감은 노골적이다.
암만 주재 미국 대사관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붙어있는 선물가게에는 「부시를 몰아내자」는 문구가 새겨진 T셔츠가 진열장 밖에 걸려있다.
이곳 언론에 따르면 북부 아랍의 모로코나 튀니지 등지에서도 사담·후세인의 초상화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으며 그를 찬양하는 시와 대중가요가 속속 선보이는 등 「사담열기」가 전아랍권으로 확산되고 있다.<암만(요르단)=이상석 기자>암만(요르단)=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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