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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담 28년만의 “경사”/「단일팀구성」 합의/남북화해 새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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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담 28년만의 “경사”/「단일팀구성」 합의/남북화해 새 전기

입력
199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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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동경 오륜 앞두고 첫 시도… 실패 거듭/정치서 막힌 벽 스포츠서 뚫어분단46년 만에 남북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 출전할 것을 합의한 이번 제4차 남북체육회담은 남북 화해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통일을 향한 새로운 디딤돌을 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평양을 오가며 열렸던 남북통일축구가 남북스포츠교류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63년 동경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한 체육회담 이후 28년 만에 합의된 단일팀 구성은 본격적인 남북체육교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90북경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회담이 9차에 걸쳐 열렸고 최종 단계에서 결렬됐던 점을 고려하면 돌발적인 장애물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날 북측의 적극적인 태도로 볼 때 분단 이후 최초의 단일팀 국제대회 파견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 한국측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북경아시안게임은 종합대회로 출전종목이 많고 선수단 구성도 복잡했지만 이번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선수는 12명,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는 18명으로 걸림돌로 나타날 문제가 적다는 것.

또한 북측은 그 동안 고위급 회담에서 문제삼았던 한국의 팀스피리트훈련에 대해서도 한 차례 지적하고 넘어갔지만 「스포츠교류에 정치적인 문제를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도인지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다.

이번 단일팀 구성은 남북화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지난해 10월 남북통일축구가 남북을 오가며 통일열기를 불러 일으켰다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파견시에는 여자복식에는 현정화와 이분희,남복에서는 유남규­이근상이 조를 이뤄 세계 강호와 맞서는 화합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체육회담에서 한국측은 북측이 단일팀 구성이 목표여서 남북한을 오가는 스포츠교류는 반대할 것으로 예견했었다.

그러나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측이 예상하지도 못했던 적극적인 태도로 세계탁구선수권은 물론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단일팀 구성안까지 타결시켜 우리측 대표들을 당황시켰다.

또한 축구의 경우에는 남북선수들을 두 팀으로 고루 나누어 서울 평양을 오가며 평가전을 갖고 이를 근거로 선발하자고 제의,스포츠교류에 소극적이란 종래의 우리측 판단을 불식시켰다.

이같은 북측의 태도에 대해 오는 4월 북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일(4월24일)과 남북축구단일팀 대표평가전(4월말∼5월초)의 시기가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의원연맹(IPU) 총회나 김일성 북한주석의 생일(4월15일) 등과 공교롭게 맞물리기 때문.

또한 한국도 북방외교의 선봉장이었던 박철언 체육청소년장관이 남북체육회담에서 가능하면 북측 안을 받아들인다는 자세를 견지해왔던 점,「남북고위급회담보다는 체육회담 쪽이 대화의 물꼬를 트기 쉽다」고 분석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태도 등도 이번 체육회담을 성공리에 끝내도록 한,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판문점=황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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