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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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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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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특혜사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지러워 현기증이 날 사건」으로 표현됨직하다. 특혜의 단위나 로비규모가 몇 백억씩으로 어마어마하고,흙탕물이 튄 범위도 목소리 깨나 높은 곳이면 여야를 막론하고 걸쳐 있는 데다,아득한 높이의 권력핵심 주변에까지 미치고 있으니 고소공포증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수사와 감사가 동시에 진행중이어서 지금 국민들은 밀실에 감춰졌던 진상이 조만간 속시원히 밝혀지길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터수로는 별볼일 없는 조연급이나 엑스트라만 수없이 등장하고 있어 국민들은 마냥 헛갈리고 있고 또다른 어지럼증을 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심전심으로 심증은 충분히 가고 무성한 소문은 저만큼 앞서 가는데 주연급 스타가 아직 나타나지 않으니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한없이 궁금하기도 하는 것이다. ◆석고대죄란 돗자리를 깔고 엎디어 지엄한 처벌을 기다린다는 옛말이다. 엊그제 여당 대변인이 『집권당 인기가 바닥시세를 면한 적이 있느냐』고 자조하며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지내는 것이 정치인들의 자세』라고 전했다. 함께 구설수에 오른 야당의 총재는 『중추부는 건드리지않고 엑스트라에 불과한 국회 건설위만 부각시킬 기미가 있다』고 강변했는가 하면 여당 대표들은 『뼈를 깎는 자성』 『늙은 사람은 물러가고…』 운운했다고도 한다. ◆그런가하면 한보의 정 회장을 가리켜 「로비의 귀재」 「탈법의 곡예사」란 표현과 함께 「수서전쟁의 후세인격」이라는 기발한 소리마저 나온다. 그런 정 회장이 병원에서 일류 호텔로 잠적한 것을 놓고서도 또 말이 많은데,『여론이 시끄럽다고 해서 세무조사를 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어느 당국자의 찬물을 끼얹는 듯한 원칙성 발언도 화제라고 한다. ◆국민들이 보고 듣기에도 이 정도의 말들이 나오는 판이니 사리는 분명한 듯 한데 아직도 뭔가 석연치 않아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을 당국은 아는지 모르는지­. 민심은 천심이라고 한다. 천심에 화답하는 길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국민적 어지럼증을 고치는 묘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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