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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경영진,정 재무 방문/“집까지 팔 각오… 도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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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경영진,정 재무 방문/“집까지 팔 각오… 도와 달라”

입력
199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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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여론재판 아니면 자구 가능”/정 장관 “모든 문제 주거래은서 판단”정영의 재무장관은 11일 하오 과천 청사로 예고없이 찾아온 정보근 한보그룹 부회장과 정흥근 한보철강 사장 등 한보그룹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한보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보그룹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정상적인 기업경영을 위해 경영진의 집이라도 팔 각오가 돼 있으니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우선 한보그룹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해 달라』고 자구노력을 강조한 후 『그 다음 주거래은행과 논의,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문제는 주거래은행이 판단할 것』이라고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정 장관이 한보 경영진과 만난 후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

­한보관계자들이 약속도 없이 찾아왔는데 왜 만났는가.

▲찾아온 사람들을 문전박대할 수 없어 간부회의 도중에 잠시 만났다.

­한보측이 무슨 요청을 했는가.

▲어쨌든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기업이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장관은 뭐라고 답했는가.

▲우선 한보가 해야 할 일부터 앞장서서 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주거래은행과 긴밀히 협의해서 처리하라고 했다.

­「먼저 할일」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예컨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면 추가로 담보를 더 만들어오든지 하라는 얘기다.

한보관계자들도 임원들 집을 담보로 내놓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보가 자구노력을 한다면 경영권도 유지시켜주고 자금지원도 할 수 있다는 뜻인가.

▲주거래은행이 판단할 문제다. 재무부가 이런 일로 은행장을 부른다든지 한다면 그것이 곧 관치금융 아닌가.

­은행창구에 쇄도하고 있는 한보 어음결제는.

▲그것 역시 주거래은행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 현재로선 은행들이 정상적으로 상환연장을 해주고 있고 특히 사채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여 자금문제가 심각한 것 같지는 않다.

­모든 것을 주거래은행에 맡긴다는데 만약 부도가 난다면.

▲부도를 내야 할 상황이라면 은행감독원이나 재무부하고도 협의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재무부의 역할은 한보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자금동향을 예의주시한다는 정도이다.

한보 경영진들은 재무장관 면담 후 기자들과도 잠시 만났다.

­무슨 일로 왔는가.

▲여론재판에 희생되고 있는 한보그룹의 경영을 우리에게 맡겨준다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하러왔다.

­한보의 자금사정은.

▲거듭 말하지만 여론재판만 아니면 아무 걱정이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꺼번에 어음이 쏟아진다면 어느 그룹인들 살아남겠는가.

­사채는 얼마나 되나.

▲거의 없다.

­하청업체에 대한 물품대금이 얼마인가.

▲경황중이라 정확히 파악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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