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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간」쫓겨 “부랴부랴” 인선/무협회장 선출 이모 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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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간」쫓겨 “부랴부랴” 인선/무협회장 선출 이모 저모

입력
199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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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박용학회장 선출무역협회 신임회장(21대)에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이 선출됐다. 남덕우 전 회장은 무협 명예회장에 추대됐다.

무협 회장에 순수한 업계 출신이 선출되기는 지난 46년 무협이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무협은 11일 상오 10시 서울 강남구 한국종합전시장(KOEX) 국제회의실에서 회원사 대표 등 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갖고 회장 등 임원진 선출에 관한 안건을 상정,이같이 결정했다.

◎박 회장 “집단지도체제로”/과거 달리 정부 낙점없어 “홍역”/「첫 업계 출신」 환영 속에 우려도

○…박용학 신임 무협 회장은 11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무협이 시대조류에 맞게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업계 대변단체로 전환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무협에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회장은 총괄조정기능만 하고 구체적인 사항들은 부회장들이 분야별로 전담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 동안 회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던 한미경제협회장 무역특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적임자에게 넘기겠다며 한미경제협회장에는 구평회 럭키금성상사 회장이 적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남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무협 업무 전반에 걸쳐 자문상담역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협 회장 선출은 회장 후보 추대인사가 번복되기도 처음이거니와 총회 개회를 불과 몇 시간(전날밤) 남겨놓고 「마감시간」에 쫓겨 간신히 후보를 만들어낸 것도 전례없던 일.

회장 후보 인선에 이처럼 홍역을 치른 것은 무엇보다도 정부측의 어정쩡한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들.

이 같은 정부자세에 대해 관계자들은 두 가지로 분석. 하나는 정부의 기본원칙변화설. 다시 말해 종래 회장 후보를 찍어 내려보내던 「포지티브」방식에서 탈피,민주화시대에 부응해 어떤 인물은 안 된다는 식으로 대강의 지침만 내리는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아무런 원칙전환없이 이번에 시국·시류에 밀려 쫓기는 듯한 소극적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즉 수서사건,특히 무역특계사건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정부가 공연히 무협 회장 선임에 관여,또 다른 말썽을 빚기보다는 그저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는 계산이었으리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민간업계 출신 회장을 처음으로 맞게 된 데 대해 이구동성으로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우심이 든다는 듯한 반응들.

무협회장단이 이번에 「투쟁」 끝에 민간회장 선임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이 아닌 점을 이들은 특히 지적. 관계자들은 『기수가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말이 달라지겠느냐』며 『협회의 민주화·자율화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관망.<송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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