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자금등 핵심에 차차 접근/정 회장 탈세혐의등 적용 결론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사건 수사와 감사는 일요일인 10일에도 계속돼 소환조사 규모가 부쩍 늘어나고 한보의 대규모 탈세사실이 밝혀지는 등 진상규명작업이 더욱 가속됐다.
▷검찰◁
대검은 9일 조합주택 관련자 12명을 철야수사한 데 이어 10일에도 한보주택 강병수 사장과 한근수 전무 등 그룹관계자 7명,건설부 전 택지개발과장 윤학로씨(지역계획과장),윤유학씨(수도관리과장),강창구 서울시 도시개발과장 등 공무원들을 소환.
검찰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조합주택 관계자들의 철야수사에서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해 다소 의기소침한 표정이었으나 하오 3시30분께 정구영 검찰총장이 출근한 데 이어 한보그룹 임원들과 건설부·서울시 공무원들이 속속 출두하면서 다시 긴박해지는 분위기로 반전.
한보 임원들과 공무원들이 소환됨에 따라 이 사건수사는 조합주택의 택지 특혜분양 과정이나 로비자금의 출처 등 핵심에 점차 접근해가는 인상.
이번 사건의 법률검토팀인 중수부 1과는 이날 하오 10시께 조합관계자들에 대한 진술조서와 수사결과를 넘겨받는 즉시 법률검토작업에 착수,한보 정태수 회장에게 국토이용관리법 위반 및 특가법상의 탈세혐의를 적용키로 결론.
수사관들은 『정태수 회장은 로비의 대가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코묻은 돈을 받아 소리나게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리가 없다』며 『소환한 한근수 한보주택 전무가 주택조합으로부터 토지매입자금을 직접 전달받기도 하는 등 정 회장의 핵심참모이기 때문에 정 회장의 로비혐의를 밝히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주길기대할 뿐』이라고 말해 로비혐의 규명이 쉽지 않음을 시사.
최명부 중수부장은 9일 밤늦게 퇴근한 데 이어 이날 상오 9시께 출근,곧바로 회의를 소집. 최 중수부장은 철야수사 결과를 보고받을 때만 해도 한보그룹 임원 4명만 이날중 소환한다고 발표하면서 『수사는 생각대로 잘 안 되고 언론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으니 서로 냉정을 되찾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수사진행이 순탄치 못함을 토로.
그러나 최 중수부장은 정 총장이 출근하자마자 1시간 가량 단독밀담을 나눈 뒤 한보그룹 임원과 관련공무원들의 소환사실과 그룹관련 경리장부 일체를 압수한 사실을 확인해줘 수사의 실마리가 풀리고 있음을 시사.
이날 서소문 대검청사는 중수부 수사팀이 모두 출근,평일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
철야수사한 검사들은 간단한 휴식과 수면을 취한 뒤 곧바로 이어질 한보관계자와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 그 동안 내사해온 자료정리 및 신문사항을 점검. 일부 검사들은 점심시간에 인근 여관에서 잠을 잤는데 최 중수부장의 경우 잠시 헬스클럽을 다녀왔다고 주위에서 전하기도 해 계속될 철야수사에 대비,체력비축에 신경을 쓰는 듯.
소환된 건설부·서울시 관계자와 한보그룹 임직원들은 하오 3시30분께부터 1∼2명씩 검찰청사에 도착,12층과 15층으로 직행.
이들은 처음에는 무표정했으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계속 터지고 질문공세가 계속되자 신경질적인 반응.
조합주택 관련자 수사를 맡은 검사들은 『조합측이나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이 건설부·서울시·국회·청와대 등에 찾아다니며 로비한 사실은 드러났지만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아직은 청와대측이나 국회의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고려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고 언급.
최 중수부장은 주택조합 한보관계자들의 소환조사를 마무리하는 데만 4∼5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며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 등 주요 핵심인물들의 소환조사는 설날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
▷감사◁
서울시를 감사해온 감사원 특감반은 감사가 거의 마무리된 듯 이날 하오 강창구 도시개발과장으로부터 감사결과 확인서명을 받은 뒤 하오 10시30분께 모두 귀가.
서울시관계자는 『11일중 특별감사는 끝날 것 같아 이젠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틀째 건설부 직원을 철야조사하던 감사원 4국 4과장 조금철 서기관이 과로로 쓰러져 한때 병원에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는 등 감사원 직원들도 곤욕.
▷한보◁
하오 2시15분께 검찰수사관 2명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의 한보 사무실로 찾아와 신분증을 제시한 뒤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인사과 사무실로 들어간 데 이어 하오 2시40분께는 한보 직원 4명이 서류뭉치 4개를 들고 강병수 사장실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다.
사흘 동안 철야농성한 한보철강,한보탄광 직원 3백60여 명은 상오 10시 회사에서 마련한 버스 편으로 각각 부산과 강원 태백시로 귀환.
이들은 농성을 끝내면서 『11일부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조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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