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넓고 복잡… 단서도 없어/주변인물 뜻밖 제보에 실낱 기대공인회계사 임길수씨(53) 피살사건은 11일로 발생 1백일째가 되고 있으나 아무런 단서가 확보되지 않아 영구 미제가 될 공산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대교 부근 한강에서 가방에 담긴 변시체로 발견된 임씨는 세무관계 전문가로 폭넓은 활동을 해온 데다 범행수법이 대담하고 엽기적이어서 경찰수사에 큰 관심이 쏠렸었다.
경찰은 당초 임씨의 사회적 지명도가 상당히 높아 범행목격자나 관련제보자가 쉽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임씨가 주로 세무관계 일을 맡고 있어 범행동기도 금전 등 이해관계 쪽일 것이라고 사건해결일 낙관했었다.
그러나 뜻밖에 신고,제보가 거의 없는 데다 임씨의 행동반경이 워낙 넓고 주변관계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했다.
사건발생 한달여 만에 발견됨으로써 한때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임씨의 서울 4두4815호 로얄살롱 승용차에서도 특이한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의 수사규모는 외형상 화성연쇄살인과 비견될 만큼 방대하다.
시체가 들어 있던 여행용 가방구입자를 찾기 위해 제조업체,판매상 36곳,3백여 명을 조사했고 시체를 싼 타월이 필리핀 마닐라 S호텔비품으로 밝혀짐에 따라 지난해 10월말 임씨와 함께 마닐라를 다녀온 라이온스클럽 회원 65명의 행적수사도 벌였다.
차에서 발견된 지문확인을 위해 조직폭력배 8백여 명을 포함한 30여 만 명과 대조작업을 벌였으며 임씨의 여자관계가 복잡한 점을 중시,임씨와 관계를 직접 맺은 것으로 알려진 여성 50여 명,임씨 사무실에 근무했던 전·현직 여직원 30여 명,여성고객 50여 명 등 1백30여 명을 추적 조사했다. 또 임씨가 가입해 활동했던 테니스클럽,성지순례단 회원들과 방송출연으로 접촉한 방송관계자,단골 술집종업원 등 수백명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해왔다.
강력범죄 전과자 2백여 명도 수사했으며 현상금 5백만원을 걸고 목격자,제보자를 찾는 전단 6만여 매를 뿌렸다. 임씨와 불화가 심했고 2차례 허위진술을 했던 부인 강 모씨(44) 등 5∼6명을 용의선상에 두고 행적을 집요하게 추적했으나 별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로 미루어 경찰의 수사력만으로는 사건이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범행 수법상 최소한 2명 이상이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한 것은 확실하다고 판단,용의자를 반복해서 되훑는 동안 범인이나 주변인물간의 심리적 동요로 인한 뜻밖의 제보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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